올해 초에 불어 닥쳤던 로또열풍과 내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정선 카지노의 도박 피해사례가 심심치 않게 전해지며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도박공화국 청산"을 외치고 나섰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참여연대, 한국여성연합회 등 전국 3백여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도박장반대 전국네트워크'(이하 전국네트워크)는 20일 오후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발족식을 갖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성인인구 9.3% 도박중독**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국민체육공단이 용역 의뢰한 '병적도박 실태조사 및 치료프로그램'에 따르면 국내 성인인구의 9.3%인 3백만명이 도박중독자이며, 도박으로 인한 생산성저하와 범죄 등 사회적 손실은 연간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2002년 우리나라 도박산업의 총매출은 13조9천3백96억여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전국네트워트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일확천금을 노리는 한탕주의로 인한 가정파탄과 자살 등 사회문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며 "만연한 도박문화의 청산과 신규도박시설 건립반대 그리고 도박피해자를 위한 사회구제 프로그램 마련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대다수 주민이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주민의사와 상관없이 지방자치단체들이 세수확대라는 미명하에 도박장 유치경쟁에 뛰어들고 있다고 주장하고 "도박산업 확산은 지역사회 내 건전한 레저산업을 해치고 도박중독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야기 한다"고 지적했다.
전국네트워크는 "경마, 경륜, 경정, 카지노, 로또 등 도박 산업이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가운데 참여정부도 카지노시설이나 다름없는 호텔 내 전자게임장의 허가를 위해 관광진흥법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소싸움, 개 경주, 닭싸움도 도박사업 움직임**
이번 전국네트워크 결성에 실무를 담당한 금홍섭 대전 참여자치시민연대 시민사업국장은 "현재 경북 청도에 소싸움을 내기를 걸고 도박을 할 수 있게 입법을 했고 개 경주인 '경견'과 닭싸움인 '투계' 까지 도박사업을 하려고 하는 움직임들이 있다"고 지적하고 "세수확대라는 미명하에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나라를 도박공화국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 국장은 "국가가 나서서 도박산업을 전체적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미국이나 일본 같은 중앙정부차원의 '도박산업규제위원회'를 통한 제도적 규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네트워크는 "광주, 대전, 태백 등 도박장이 소재한 지역의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전국을 아우르는 연대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앞으로의 활동 방향을 밝히고 기자회견이 끝난 후 전자게임장 허가 등을 위한 관광진흥법 개정에 반대하는 요구안을 문화관광부에 전달했다.
현재 국내 도박장은 경기도 과천 경마장을 비롯한 경마·경륜·경정장과 장외발권소, 강원도 정선카지노 등 총 51개에 달하고 있다.
오는 10월에 부산에는 경륜장이 새로 생기고 2005년에는 과천과 별도로 경마장이 새로 문을 여는 등 지방자치단체가 앞 다투어 도박 산업에 뛰어들고 있어 앞으로 3~4년 이내에 합법적인 도박장만 80개를 넘어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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