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신규 교수 32명의 임용을 결정한 가운데 경제학부 등 일부 학부ㆍ과는 여교수 진입을 가로막는 '금녀의 벽'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서울대에 따르면 교내 84개 학부ㆍ과 가운데 경제학부, 농생명공학부,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등 4분의 1에 가까운 20개 학부ㆍ과는 여교수를 한 명도 채용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교수 1749명 가운데 여교수는 전체의 10.6%인 185명이다.
지구과학교육과가 올해 처음으로 여교수를 임용한 것을 비롯해 경영학과, 원자핵공학과, 산업공학과 등이 최근 잇따라 여교수에게 문호를 열었으며 57년간 '금녀구역'이었던 법학부도 2003년부터 여교수를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간호대ㆍ생활과학대ㆍ인문대ㆍ음대ㆍ의대에 전체 여교수의 55%가 몰려 있는 반면 경제학부 등 20개 학부ㆍ과는 여전히 여교수를 뽑지 않아 여교수 편중 현상은 심해지고 있다.
서울대 신규임용 교수 가운데 여교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0년 5.6%에서 2002년 16.5%, 2004년 27.8%로 가파르게 늘어났지만 여교수 특별정원 제도가 적용되지 않기 시작한 지난해에는 13.9%로 절반수준으로 떨어졌다.
서울대는 이에따라 교육부가 지정한 '여교수 비율 15%'를 시한인 2009년까지 달성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고 이를 12.5%로 낮췄지만 여교수 특별정원 제도가 없어져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 관계자는 "정책적 배려가 없으면 여교수 채용 확대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일정 비율에 이를 때까지 여교수 특별 정원 제도를 다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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