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세배 논란에 휩싸인 원 의원은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뜻과는 달리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 앞에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전두환 전 대통령을 찾아간 것, 세배를 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질책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지난 2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서울 연희동 자택을 방문해 과거의 갈등을 치유하자는 의미에서 세배를 했다가 여론의 직격탄을 맞았다.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그의 홈페이지가 한 때 마비되기도 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뻔뻔하게도 (전 씨가) 29만 원밖에 없다고 했으니 세뱃돈 받을 생각으로 간 것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혹여 대선경선 과정에서 언론의 주목이라도 받아 한번 떠 보자는 요량으로 간 것이었다면 큰 실수를 한 것이다. 이번 행위에 대해 분명한 반성과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원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실 어제 저녁에 친구들, 후배들과 소주를 한 잔 하는 자리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 세배 문제로 박살이 났다"면서 "하지만 전두환 대통령의 법외 집권 과정, 대통령 재직시와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가 독재자·부정축재자·민간인학살 당사자라는 점에 대해 외면하거나, 면죄부를 주거나, 찬양할 생각은 더더욱 없다"고 항변했다.
이어 원 의원은 "초심을 바꿔 역사에 대한 견해를 바꿀 입장은 전혀 아니다. 화해를 위해 용기를 낸다는 것이 본 뜻"이라며 "과거의 상처가 아직도 너무나 생생해 그것을 받아들일 여건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많은 분들에게는 유감스럽고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김정일도 끌어 안고 가는 마당에…"
원 의원은 이에 대해 "김정일도 안고 가는 마당에 남한 사회의 여러 갈등을 녹이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역대 전직 대통령들, 현재의 노무현 대통령도 권위주의를 허물고 정부의 투명성을 높였다. 또 지방분권을 일관되게 추진하는 등 계승해야 할 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논란을 예상하기는 했지만 이렇게까지 파장이 커질 줄은 몰랐다"면서 "그렇다고 해도 전두환 전 대통령이 마음의 대통령은 아니지만 그가 대통령을 지냈던 객관적 역사까지 없었던 일로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원 의원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우는 "건강상의 이유로 방문을 고사했다"면서 "인편으로 황태를 선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녹이고 얼리는 과정을 반복해 만들어지는 황태에는 '갈등 치유'의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게 원 의원 측의 해석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 하례 때도 원 의원은 황태를 선물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