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3일 남북 정상회담 논란과 관련해 "북쪽에서 받아만 준다면 평양이 되었든 서울이 되었든 제3국이 되었든 좋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남북 정상회담은 언제 어디서든지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오히려 권하고 싶은 생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오후 KBS 라디오 <라디오 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고 "다만 북핵 폐기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그것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컨텐츠를 준비해야 할 것이고,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의지를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미국과의 국제적으로 긴밀한 협조도 전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 전 지사의 이같은 견해는 대선 전 남북정상회담 추진에 반대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방침은 물론이고 이명박, 박근혜 등 대선주자들과의 입장과도 상반되는 것이다.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에 대해선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선 시기 재검토 언급
손 전 지사는 한편 6월로 예정된 한나라당 경선 시기를 늦출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6월 중순에 후보를 뽑아 놓으면 두 손이 묶인 상황에서 꼼짝 못한다"면서 "상대방은 생생하게 움직이는데 우리는 가만히 있으면 본선에서 어떻게 이기겠다는 것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같이 검토하자는 분위기가 앞으로 살아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조용하게 (경선을) 일찍 치러놓고 상대방이 선거가 가까워진 시점에 큰 잔치를 치르고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것을 손놓고 앉아서 보게 되는 경우가 생겨서는 안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경선 방식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손 전 지사도 경선 시기 재검토를 주문하고 나섬에 따라 후보선출 방법론을 둘러싼 대선후보들 간의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손 전 지사는 또한 "지금 같아서는 우리가 다 이긴 것 같아서 이것만 잘 지키고 나가면 되겠다는 것은 아주 위험한 발상이고 선거를 패배로 끌고 갈 수 있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대세론'을 직공하기도 했다.
그는 "대세론은 자칫 잘못하면 눈을 뜨지 못하게 할 수 있고 귀와 입을 열게 하지 못할 수 있다"며 "그게 대세론의 독약"이라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이어 "당 지도부인 최고위원회가 직접 나서서 줄 세우기를 하는 것은 공정한 대선 관리라는 취지에 어긋난다"고 이명박계로 알려진 이재오 최고위원을 거듭 맹공했다. 그는 "최고위원회는 다음 총선의 공천권이라는 권한을 가지고 줄 세우기를 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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