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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떼돈 벌 테니 두고봐라"

<스타시티 분양 현장> 하루에만 1만5천명 쇄도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포스코건설이 지을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스타시티’의 모델하우스가 처음 문을 연 23일 청담동, 오전부터 몰려들기 시작한 인파는 오후 5시까지도 줄어들지 않았다. 한창 사람이 많을 때에는 모델하우스에 들어가기까지 세시간이나 줄을 서 기다려야 했다.

워낙 인파가 쇄도하면서 북새통을 이루자, 회사측은 급기야 오후 5시가 조금 지난 무렵부터 "오늘은 더 이상 방문을 받지 않겠다"며 줄서 있는 방문자들을 설득해 돌려보내야 했다.

정부가 이날 아침 강도높은 5.23 부동산투기대책을 발표했음에도 세간의 아파트투기 심리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음을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사진1>

***"요즘 누가 주식하냐? 당첨된 사람들 이번에도 돈 벌 테니 두고봐라"**

스타시티측의 한 관계자는 “언론의 관심이 부담스러워 6~7천명쯤 온 것 같다고 말했지만 이날 나간 소개책자 기준으로 보면 실제로는 1만5천여명이 오지 않았나 생각된다”며 “그 중에서 실수요자는 30퍼센트 정도나 될까”라고 말했다.

스타시티의 마케팅을 담당하는 김모 차장은 “주상복합건물 대한 투기논란도 있고 해서 경호업체까지 동원해 새벽에 외각부터 3중으로 방어를 했고 모델하우스 내에서 돌아다니는 ‘떴다방’도 적발하는 즉시 밖으로 보내고 있지만 다소 역부족”이라며 “다른 주상복합건물보다 실수요자가 많은 편인데도 투자를 위해 찾아온 사람이 워낙 많고 갈수록 ‘떴다방’과 ‘일반투자자’의 구분도 희미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이렇게 많은 인원이 모델하우스로 몰려오는 이유에 대해 “실수요보다는 돈을 놀릴 곳이 없는 투자자들이 들리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 솔직한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사진2>

같은 회사 박 모 과장은 “투자할 돈이 갈 데가 없으니 다 이리로 오는 것”이라며 “요새 주식은 위험해서 누가 하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여태까지 이쪽 업계에서 일하며 느낀 것이 부동산은 절대 손해가 안 난다는 것"이라며 “이번에도 결국은 청약에 당첨된 사람은 돈을 벌게 될 테니 한 번 두고 보라”고 덧붙였다.

***"분양권 세네번 팔린 뒤에야 실수요자 손에 들어갈 것"**

65평형 모델을 둘러보던 주부 강모 씨는 “부동산회사(떴다방) 말로는 3천(만원)을 넣어도 1,2천(만원)은 이익을 본다고 하는데 정말 그럴지는 잘 모르겠다”며 “여기저기 물어봐야겠다“며 자리를 떴다.

지난주 삼성 트라팰리스 모델하우스에서도 모습을 보였던 ‘떴다방’ 김 모씨는 “65평이 최소한 1천은 남길 것”이라며 “건설사가 강북에다가 스타시티를 지으면서 모델하우스를 강남 청담동에다 짓고 ‘청약금 1억’ 이라는 소문을 내고 하는 것도 결국은 다 투기를 노리는 청약자들의 심리를 노린 게 아니겠냐”고 풀이했다.

51~56평형의 기본모델을 둘러보는 사람들 사이를 헤집고 돌아다니며 은밀히 부동산회사 명함을 나눠주던 한 청년은 “돈이 되니까 3시간씩 기다렸다 들어와서 확인하고 가는 것 아니겠냐”며 “요즘 워낙 청약을 많이들 해서 실수요자가 그대로 당첨되는 물량은 거의 없고 3~4번 팔린 뒤에야 실수요자 손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진3>

***"실제로 살 것도 아닌데, 굳이 모델하우스 볼 필요까지..."**

한국인 아내와 은퇴생활을 하기 위해 살 집을 구하러 왔다는 미국인 도미니크(63) 씨는 모델하우스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청년들을 또렷한 한국어로 “떴다방”이라고 부르더니 “Make Money"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자신같은 실수요자가 당첨도 힘들고 돈을 더 내야 한다는 점을 불만스러워 했다.

도미니크 씨의 아내도 “집 설계가 너무 서구인에 맞게 된 점이 오히려 불편할 수도 있을 텐데, 사람들이 대부분 집을 자세히 보지도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날 ‘떴다방’들은 모델하우스 내부에서 활동이 회사측 감시로 제약을 받자 주로 건물 뒤와 옆에서 활동했고, 3백여 미터 가량 떨어진 청담역 출구에까지 흩어져 명함을 뿌리며 분주히 움직였다.

지하철역 입구에서 활동중이던 한 ‘떴다방’은 모델하우스를 향하는 주부들을 불러모은 후 “실제로 살 것도 아닌데 굳이 모델하우스를 볼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제 주상복합아파트도 막판 끝물이라 65평형은 3천(만원)을 넣어도 분명히 3~4천(만원)씩은 다 이익을 본다”고 말하고 “26일 은행에서 청약만 잘하면 크게 한몫을 만질 것”이라고 주장하며 명함을 뿌렸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이같은 주상복합건물에 대한 부동산 열기에 대해 “주상복합건물이 정부의 투기억제에 의해 앞으로 분양권 전매가 힘들어진다고 해도 빨라야 7월 이후의 일인 만큼, 그 이전에 주상복합건물의 모델하우스를 공개하거나 청약하는 곳에서는 오늘같은 소동이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정부가 3백세대이하의 주상복합아파트 등에 대해서는 분양권 전매를 계속 허용키로 함에 따라 앞으로는 20층이하의 고급 주상복합아파트가 폭발적 인기를 끌 것"이라며 "구멍을 열어주는 한 초저금리 시대에 갈 곳을 못찾고 있는 돈들은 계속 아파트 시장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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