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언론계 최고 화제의 뉴스는 최연희 의원(무소속)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으로 조사됐다. 또 올 한해 언론계 최고 화제의 인물은 정연주 KBS 사장.
이는 최근 발간된 월간 <신문과 방송>이 지난달 14일부터 20일까지 실시한 이메일 설문조사를 결과다. 언론재단이 발행하는 <신문과 방송>은 재단의 언론인명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돼 있는 전국 언론사 종사자 및 언론학자 1만5359명에게 이메일을 보냈고, 이 중 이메일을 확인한 1239명 중 385명이 설문에 응했다.
설문은 올해 11월 초순까지 발생한 언론계 사건과 화제 인물 가운데 각각 54건, 47명의 후보를 제시하고 응답자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건과 인물을 10개씩 고르도록 했다.
최연희ㆍ정연주, 올해 언론계 최대 뉴스메이커
올 한해 언론계 최고의 뉴스는 192명(전체 응답자 중 49.9%)이 선택한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사건이 차지했다. 최 의원은 지난달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으나 원심의 형이 무겁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국회의원은 일반 형사사건으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도록 돼 있어, 1심에서 나온 징역형이 확정될 경우 최 의원은 의원직을 잃게 된다.
두 번째 화제의 뉴스는 KBS 사장 인선 갈등(184명, 47.8%). 정연주 KBS 사장이 올 6월말 3년의 임기를 마치고 최근 연임 결정이 나기까지 5개월 넘게 KBS 사장 인선 문제는 언론계 안팎의 뜨거운 논란거리였다. KBS 노조가 사실상 정 사장의 연임을 반대했으며,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에서도 '코드 인사'라고 비난했다. 노조가 요구해 온 '사장추천위원회'가 무산되고 KBS 이사회의 면접을 거쳐 최종 낙점된 인사 과정을 놓고도 말이 많았다.
한나라당이 정연주 사장의 사퇴를 주장하고 있고, 7일 최종 결정되는 차기 노조도 정연주 사장에 반대하는 후보 쪽이 유력하다는 점에서 정연주 사장 인선을 둘러싼 논란은 완전히 가라앉은 상태는 아니다.
3위는 열린우리당 정청래 의원이 <문화일보> 연재소설 '강안남자'의 선정성을 비판하고 나서고 청와대와 국정홍보처가 이를 이유로 <문화일보>를 절독하고 나선 사건(181명)이 차지했다. 이 사건은 <문화일보>가 청와대의 절독에 대해 '비판언론 재갈물리기'라고 주장하고 나서고,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보수언론과 일부 정치인들이 이에 가세함에 따라 정치적 논란으로 비화됐다.
4위는 <국민일보>의 논문표절 폭로로 김병준 교육부총리가 낙마한 일(157명)이 차지했다. <국민일보> 보도 이후 언론이 논문표절 의혹에 가세해 새로운 사실이 속속 밝혀졌고 결국 김병준 전 부총리는 취임 13일 만에 낙마했다.
5위는 과거 안기부의 X파일 사건을 보도한 이상호 MBC 기자에게 1심에서 무죄판결이 내려진 일(147명)이 차지했다. 그러나 서울고등법원은 지난달 23일 원심을 뒤집고 이상호 기자에게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유죄를 선고했다.
<시사저널> 편집인의 삼성 기사 삭제와 기자들의 편집권 수호투쟁(125명)이 6위. 편집국 기자들은 지금도 삼성 이학수 부사장 관련 기사를 마음대로 삭제한 금창태 사장의 퇴진 등을 요구하면서 사측과 대치중이다. 시사저널 기자들은 지난 10월 동아투위에서 수여하는 '안종필자유언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7위는 언론법 위헌 소송 판결(113명). 지난해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이 청구한 신문법과 언론중재법 헌법소원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3개 조항만 위헌 혹은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다.
8위는 UCC(이용자 제작 콘텐츠) 열풍(111명). UCC 동영상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판도라TV, 엠군, 디오데오 등이 동영상 UCC 전문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 다음, 싸이월드 등 국내 대형 포털사이트들도 이에 가세하고 있는 상황이다.
9위는 KBS 문형렬 PD의 줄기세포 보도 파문(107명).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과 관련해 미국 측 공동연구자였던 제럴드 새튼 피츠버그대 교수의 음모론에 초점을 맞춘 '새튼은 특허를 노렸나'라는 문 PD의 다큐멘터리에 대해 KBS가 방송 불가 결정을 내리고, 이에 반발한 문 PD가 동영상의 일부를 인터넷에 공개해 파문이 일었다.
10위는 경인 TV 백성학.신현덕 전 대표 갈등(102명)이 꼽혔다. 두 사람의 갈등은 지난 10월 문광위 국정감사에서 신현덕 전 대표가 "백성학 전 대표가 국내 고급 정보를 미국으로 빼돌리고 있다"고 폭로하면서 '미국 스파이' 논란으로 널리 알려졌다.
손석희 교수, 2년째 상위 차지
한편 언론계 화제 10대 인물로는 정연주 사장이 248표(64.4%)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지난 2월 MBC에 사표를 내고 성신여대로 자리를 옮긴 손석희 교수(226명). 손 교수는 지난해 조사에서는 4위였다.
3위는 최연희 의원 성추행 피해자인 동아일보 여기자(206명), 최근 부인 명의로 서울 강남에 아파트 두채를 보유한 사실이 문제가 돼 물러난 이백만 전 청와대 홍보수석(200명)이 4위,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의 손자 정대선 씨와 결혼하면서 갑작스럽게 사표를 내 '아나운서의 위상'을 둘러싼 논란을 촉발시킨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155명)가 5위를 차지했다.
6위는 금창태 시사저널 사장(138명),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에 피랍됐던 용태영 KBS 기자(136명)가 7위, 청와대의 인사 청탁을 거부해 경질됐다고 폭로해 파문을 일으켰던 유진룡 전 문화부 차관(134명)이 8위를 차지했다.
9위는 황우석 사태를 보도한 한학수 MBC PD(122명), 10위는 김명곤 문화부 장관(119명) 순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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