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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처럼 숨어있는 '차별'을 찾아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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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처럼 숨어있는 '차별'을 찾아내라"

제3회 '오늘의 인권전', 12일까지 신한갤러리에서

1948년 선포된 '세계인권선언'을 기념하기 위해 유엔(UN)이 지정한 세계인권선언일(10일)을 맞아 인권을 소재로 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시민단체 '새사회연대'는 1일부터 12일까지 서울 광화문 신한갤러리에서 제3회 '오늘의 인권전(Human Rights Now! Exhibition)'을 개최하고 있다.

대표적인 인권 현안인 '차별'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회는 <그림자>라는 부제를 달고 있으며 퍼포먼스, 사진, 회화, 서예 등 국내·외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제도는 좋아지는데 현실은 왜 변하지 않을까?"
▲ 27인의 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표정을 담은 엄은섭 작가의 작품. ⓒ 프레시안

주최 측은 "인권보호를 위한 제도가 점차 실행되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 인권침해와 차별행위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며 "그것은 어쩌면 과거의 비인권적인 의식이 '그림자' 또는 보이지 않는 도깨비처럼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라고 묻는다.

새사회연대의 이창수 대표는 "절감하는 인권감수성으로 인해 우리 사회 도처에 1970년대 흑백사진처럼 드리워진 차별의 묵빛을 우리들의 빛깔, 색감, 체온으로 닦아내어 보려 한다"고 밝혔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차별'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말해주듯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의 시선은 가족, 장애인, 환자, 노인, 여성, 이주노동자 등 다양한 이들을 향해 있다.

김세진 작가의 '명명(naming) 정치'는 평범한 인물사진에 전과자, 비정규직, 이혼녀 등의 딱지를 붙여놓은 작품이다. 작가는 이를 통해 개인에 대한 사회의 편견과 선입견이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인지를 묻는다.

엄은섭 작가의 '언어의 공간- 단 27개의 방 안에 누가 있다는 것을 알아채다'라는 작품은 27명의 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개인사진을 나열했다. '느끼다'라는 동사 단어를 보여준 뒤 표정연기를 하는 이들을 찍었다는 이 작품에 대해 주최 측은 "보는 이의 경험에 의해 다른 의미를 파생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경기도 동두천에 있는 한 사진관에서 수집한 필름과 사진조각들을 통해 그곳 주민들과 미군, 혼혈아, 그리고 외국인 근로자들의 모습을 보여준 김상돈 작가의 '가족',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한국 남성들의 환상과 '향수'를 묘사한 최원준 작가의 '향기네' 등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됐다.

"적나라한 현실 보여주는 것이 당사자에겐 폭력일 수 있다"
▲ 이주노동자인 키런(Kiran)의 작품 '키런의 사진관'은 방문객들과 함께 꾸며나가는 퍼포먼스 작품이다. 방문객은 이곳에서 재미있는 상황을 연출하고 그것을 사진으로 만들 수 있다. ⓒ 프레시안

이번 전시에 기획위원으로 참가한 작가 양철모 씨는 "이번에 전시된 작품 중에는 이주노동자, 성소수자 등 차별의 '당사자'들이 만든 것도 있다"며 "이들이 직접 발언하는 전시라는 데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왜 노숙자의 현실을 담은 사진이 없느냐는 비판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런 고통을 재현하는 것만 인권전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열악한 인권상황에 놓인 이들에게 그런 전시는 폭력적일 수 있다"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우리 사회 곳곳에 내재돼 있는 차별을 사람들이 느낄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전시회 홈페이지(www.hrart.net)에 가면 알 수 있다.

전시회 개장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입장은 무료. 일요일은 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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