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일에선 여성 총리가, 프랑스에선 여성 대통령 후보가 배출됐고 미국에선 처음으로 여성 하원의장이 뽑혔습니다"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은 30일 덕성여대 강당에서 '21세기 여성의 미래'란 주제로 열린 특강에서 "20세기까진 남성적 권위주의가 지배하는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여성적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시대"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 전 장관은 저출산 대책을 예로 들며 "정치가 굉장히 먼 것처럼 보이겠지만 정당한 권리 행사를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라며 정치에 대한 젊은 여성층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주문했다.
그는 "무조건 호통만 치고 보는 국정감사 현장이나 혼탁한 선거 양상을 보면 우리나라 정치는 20세기 수준에도 못미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채 '생활 정치'를 등한시하는 우리 정치 현실을 젊은 여성들이 나서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강연이 끝난 뒤 강당을 가득 메운 학생들은 강 전 장관에게 연달아 질문을 던졌다.
그는 직업정치인이 정치를 주도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직업정치인이 정당 정치를 주도하는 것이 옳지만 사회의 여러 분야가 정치를 앞서가고 있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답했다.
강 전 장관은 교육 문제에 대해 "세계화의 부정적 측면 탓에 벌어진 경제 격차가 공교육 황폐화로 인해 고착화 될 우려가 있는데도 정부는 손도 못 대고 있다"며 "강의석군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우리가 함께 문제를 제기하고 움직여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에 대해선 "법무부와 검찰이 갖고 있는 건 권력이 아니라 권한일 뿐"이라며 "하지만 (우리 법무부와 검찰엔) 아직 음모와 술수가 존재해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머물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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