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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아주 특별한 손님

감독 이윤기 출연 한효주, 김영민, 최일화, 김중기, 이현정 제작 오수성, 이윤기, 윤일중 | 배급 스폰지 등급 전체 관람가 | 시간 98분 | 2006년 상영관 스폰지(압구정, 시네코아), CGV강변 서울의 어느 오후,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여자(한효주)에게 낯선 두 청년이 다가선다. 청년들은 다짜고짜 '명은'이가 아니냐며 실제 이름이 보경인 그녀에게 달라붙는다. 당혹스러워하다 도망치듯 자리를 피한 보경을 따라간 청년들은 급한 사정을 이야기하고 황당한 부탁을 한다. 동네의 한 아저씨가 임종을 앞두고 있는데 아저씨를 위해 하룻밤 동안만 그의 딸인 명은의 행세를 해달라는 것. 보경은 뜻밖에도 그들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하고 마을로 향한다. 한 가족처럼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은 보경을 앞에 두고 죽어가는 사람을 위해 선의의 거짓말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두고 논쟁을 한다. 결국 얼떨결에 명은의 역할을 하게 된 보경은 하룻밤 동안 기묘한 체험을 한다.
아주 특별한 손님 ⓒ프레시안무비
보경은 이윤기 감독의 전작들 <여자, 정혜>나 <러브 토크>의 주인공들처럼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아이다. 관심을 갖고 유심히 보지 않는 한 길가다 마주쳐도 금방 잊어버릴 듯한 얼굴을 가진. 특별하지 않은 보경은 우연한 계기로 낯선 마을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매사에 소심하고 의욕이 없어 보이는 그녀의 인상을 떠올린다면 이는 분명 과감한 결정이다. 그러나 영화는 별다른 설명없이 뜻밖의 여정을 따라간다. 한 가족처럼 친해 보이던 사람들은 어느 순간 서로를 경계하다 말다툼을 벌인다. 그 소동 속에서 보경은 부탁을 들어주는 처지로 마을을 방문했음에도 도시에서처럼 존재가 희미해진다. 하지만 보경은 명은의 양말을 신어보고 명은의 아버지의 손을 잡아보면서 또 다시 찾아온 함정으로부터 자신을 일으켜 세운다. 전작들처럼 이윤기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한 여자의 자기 정화의 과정을 차분히 따라간다. 어떤 연유로 자기 침체에 빠져들었던 보경은 하룻밤의 일로 새벽의 여명아래서 자신을 꺼내 보인다. 보경은 식물처럼 살다 작은 계기로 미세한 변화를 느끼게 되는 정혜의 또 다른 버전이라 할 수 있다. 도시에서의 오후, 한적한 마을에서의 밤, 도시의 새벽 등 세 단락으로 나뉘어져 있는 영화는 전작들보다 다층적인 분위기와 리듬을 선보인다. 독특한 구조와 이윤기 감독 특유의 세세한 일상 묘사의 조화는 묘한 파열음을 일으키며 낯선 영화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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