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공개한 뉴라이트 계열인 교과서포럼이 편집한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가 기존 교과서와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교과서가 5.16 군사쿠테타를 정당화하고 박정희 정권의 유신체제와 전두환 정권 등을 미화하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그간 뉴라이트 계열의 주장에 대해 호의적으로 보도해 온 보수언론인 <중앙일보>조차 30일 사설을 통해 이 교과서의 역사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중앙>, "유신까지 찬양하나" 비난
<중앙일보>는 이날 "뉴라이트, 유신까지 찬양하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좌파의 역사 인식을 비판한다고 해서 반동적으로 유신까지 정당화한다면 누가 뉴라이트 운동을 지지하겠냐"며 "우리는 이 교과서의 역사 인식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현재 학교에서 사용하는 근현대사 교과서 가운데 일부 내용은 친북 좌편향적이며, 대한민국의 정통성까지 부정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지만 그렇다고 역사를 또 다른 각도에서 왜곡해서는 안 된다"며 "과거 정권의 산업화 실적만 높이 사고, 심지어 쿠데타와 독재정치를 찬양하면서 민주화 운동은 깎아내리는 것이 제대로 역사를 바라보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신문은 또 "산업화를 시킨 것을 기리기 위해 정치적으로 독재를 한 것까지 용인할 수는 없다. 비록 그것이 불가피한 측면이 혹시 있다 하더라도 역사는 그것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며 "누구든 우리가 지켜야 하는 이념은 '자유민주주의'라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과서포럼 교과서와 기존 교과서 주요 쟁점 비교>
박효종 대표 "5.16 형식상 쿠테타지만 내용상 혁명"
한편 교과서포럼의 박효종(서울대 국민윤리교육과 교수) 상임대표는 5.16 군사쿠테타를 '혁명'으로 기술한 것에 대해 "형식상 군사쿠데타지만 내용상 5.16 이전과 이후가 확연히 달라져 혁명으로 봤다"고 해명했다.
박 대표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5.16을 계기로 산업화를 주도하게 된 대안적 통치그룹들이 나왔다"며 "태국이나 필리핀 등에서 일어나는 정변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 교과서가 현대사 부분에서 우리의 건국이나 산업화를 자기비하적으로 서술하고 있다"며 "이는 사실에도 맞지 않고 학생들의 가치관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고 새 교과서를 만든 이유를 밝혔다. 그는 "북한에 대해선 '독재'라는 표현을 안 쓰는데 이승만 대통령 등 건국 지도자에 대해선 '반공독재자'라고 폄훼하고 있다"며 "논문도 아니고 교과서가 이러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30일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내년 3월 정식 출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교과서포럼은 박 교수와 함께 이영훈 서울대 교수, 차상철 충남대 교수가 공동 대표를 맡고 있으며,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 김진홍 뉴라이트전국연대 상임의장 등이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교과서포럼 교과서의 역대 대통령 평가 이승만 전 대통령 :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꽃 피운 것은 분명 아니지만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이승만에서 출발하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 : 5.16혁명 후 군사정부는 강한 추진력으로 경제 발전을 성공적으로 주도했다. 한국사회의 가장 중요한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주도한 대통령. 유신체제는 권력구조적 차원에서 영도적 권한을 지닌 대통령의 종신집권을 보장하는 체제인 동시에 행정적 차원에선 국가적 과제 달성을 위한 국가의 자원동원과 집행능력을 크게 제고하는 체제. 전두환 전 대통령 : 박정희 전 대통령 이후 발전국가를 계승했다. (12.12 사태 등 정치적 내용은 다루지 않음) 김영삼 전 대통령 : 평화적 정권교체로 수립된 문민정부. 금융실명제 실시는 사회적 투명성을 높이려는 시도. 김대중 전 대통령 : IMF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경제개혁 조치를 취했다.(6.15 남북공동성명 등 햇볕정책 관련 부분은 다루지 않음) 노무현 대통령 : 386 운동권을 대변하는 소수 정치세력에 속했던 노무현 씨가 당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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