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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맨 영화도 명불허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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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맨 영화도 명불허전이 될 수 있다

[DVD 월드] 수퍼맨 리턴즈 Superman Returns

감독 브라이언 싱어 출연 브랜든 라우스, 케빈 스페이시, 케이트 보스워스 시간 154분 | 화면비율 애너모픽 2.35: 1 오디오 돌비 디지털 5.1 | 출시 워너 | 2006년 올 여름 블록버스터 가운데 가장 주목받았던 <수퍼맨 리턴즈>는 명불허전의 영화였다. "어둡고 우울한 블록버스터는 싫다"며 <엑스맨 3> 대신 어린 시절 자신이 환호했던 슈퍼 영웅에 대한 이야기를 택한 브라이언 싱어는 그야말로 혼신의 힘을 기울인 듯한 작품을 내놓았다. <수퍼맨 리턴즈>는 오리지널 <수퍼맨>(1978)의 품격을 계승하는 한편, 브라이언 싱어의 연출력 덕분에 대단히 완성도 높은 블록버스터 영화로 탄생했다. 여기에는 <엑스맨> 시리즈에서 브라이언 싱어와 함께 했던 스탭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함께 했다. 젊은 시나리오 작가 댄 해리스와 마이클 도허티의 영리한 각본은 물론, 의상과 프로덕션 디자인, 스턴트 안무와 첨단의 테크놀러지에 이르기까지, <수퍼맨 리턴즈>는 최상의 스탭들이 최고의 하모니를 이뤄낸 결과였다.

디스크 세 장의 한정판 DVD로 출시된 <수퍼맨 리턴즈>에는 이 작품의 제작과정을 일부 엿볼 수 있다. 일단 이번 DVD에는 브라이언 싱어나 제작진의 음성해설이 수록되지 않았으며, 제작과정 중에서도 후반작업부터 개봉까지의 과정은 생략되었다. 물론 이는 앞으로 나오게 될 스페셜 에디션을 고려한 제작사 측의 전략적인 선택일 것이다. 하지만 <수퍼맨 리턴즈> DVD 서플먼트만으로도 이 영화에 투입된 제작진의 열정과 헌신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크립톤을 위한 진혼곡'이라는 제목의 이 다큐멘터리는 총 다섯 부분으로 나뉘어 있으며, 상영시간만 무려 174분에 달한다. 무엇보다 이 메이킹 다큐멘터리는 영화 본편에 버금갈 만큼 재미있고 유익하다. 2004년 6월 브라이언 싱어가 작가들과 함꼐 하와이 휴가에서 돌아오는 길에 완성한 트리트먼트를 워너 브라더스 간부들에게 프리젠테이션 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브라이언 싱어의 <유주얼 서스펙트><엑스맨> 시리즈를 좋아했던 팬이라면, 그가 대단히 쇼맨십에 능하고 달변에 커다란 제스처를 즐기는 캐릭터라는 사실에 의아할지 모른다. DVD 제작 촬영팀이 시종일관 브라이언 싱어와 스탭들 사이를 누비고 다니는데, 싱어는 이 DVD 제작 크루들의 카메라에도 충분한 쇼맨십을 보여준다. 카메라 앞에서 그저 무뚝뚝하게 있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자신의 영화를 설명하고, 연출자로서 마음가짐과 즐거움과 어려움을 솔직하게 토로하며, 또한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짓궂은 장난을 치는 모습도 허심탄회하게 보여준다. <수퍼맨 리턴즈>의 메이킹 다큐멘터리는 현대 할리우드의 대규모 블록버스터 영화가 어떤 과정을 거쳐 완성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영화를 공부하는 이들에게는 상당히 도움이 될 정도로 영화 제작의 각 부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들어 있다. 브랜든 라우스나 케이트 보스워스를 캐스팅하는 과정, 프로덕션 디자인 팀이 <수퍼맨 리턴즈> 제작에 참조할 수 있는 두꺼운 사전 분량의 매뉴얼을 제작하는 과정, 호주 시드니의 스튜디오와 인근 외곽에 거대한 오픈 세트를 만드는 과정 등등이 아주 세세하게 기록돼 있다. 이 메이킹 다큐멘터리는 단순히 현장의 풍경을 기계적으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짜임새와 역동적인 편집을 자랑한다. 각 부문별 스탭들의 목소리를 하나하나 기록하고 있으며, 스타 감독과 배우들의 인간적인 모습, 현장에서 벌어지는 엉뚱한 에피소드를 듬뿍 수록하고 있어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다.
수퍼맨 리턴즈 Superman Returns ⓒ프레시안무비
가령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일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화를 버럭 내면서 소리를 지른 뒤, 수십 명의 스탭들이 모인 전체 회의 석상에서 "나는 영화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모를 때 변덕을 부리고 짜증을 내게 된다. 하지만 나쁜 뜻이 있어서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니 이해해 달라"며 사과를 한다. 또 악당 렉스 루터 역을 맡은 케빈 스페이시는 스튜디오 내부 이동용 차량 옆면에 크립토나이트 스티커를 붙이고 뒷부분에 수퍼맨 인형을 매달아 끌고 다니면서 메가폰을 든 채 "수퍼맨은 죽어야 한다"를 외치며 돌아다닌다. 무엇보다 할리우드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배우 지망생 루저 같은 모습이던 브랜든 라우스가 1년여에 걸친 프리 프로덕션 기간 동안 몸 만들기와 액션 연습, 헤어스타일링과 의상 맞춤 등의 과정을 거쳐 진정한 수퍼맨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즐겁다. 메이킹 다큐멘터리 마지막 부분, 촬영을 모두 마친 브랜든 라우스가 수십 명에 달하는 촬영 스탭들 앞에서 가슴 찡한 표정으로 인사말을 하는 장면은 잔잔한 감동까지 불러일으킨다. 그밖에도 이 DVD에는 영화 초반 등장하는 고 말론 브랜도의 모습을 리듬 & 휴즈 사의 디지털 테크놀러지로 완성하는 영상물, 그리고 10여 개의 삭제 장면이 담겨 있다. 특히 3 디스크 한정판 DVD에는 <하늘을 나는 영웅: 수퍼맨 Look, Up in the Sky>이라는 제목의 두 시간짜리 다큐멘터리가 별도의 디스크에 수록돼 있다. DC 코믹스의 만화 시리즈로 인기를 얻은 수퍼맨이 각종 영화와 TV 시리즈,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어떻게 20세기 대중문화의 아이콘이 되었는지를 총망라한, 그야말로 '수퍼맨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다큐멘터리다. <수퍼맨>이 얼마나 방대한 스펙트럼을 통해 오늘날 전세계의 대중들을 사로잡게 되었는지를 알고자 하는 관객 모두에게 유익한 보너스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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