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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세 번째 시선

감독 정윤철, 김현필, 노동석, 이미연, 김곡, 김선, 홍기선 출연 정진영, 김태우, 전혜진, 차이얀 콜삭, 황선화, 김재민, 유성훈, 김요한 제작 국가인권위원회 | 배급 ㈜영화사 진진 등급 12세 관람가 | 시간 106분 | 2006 상영관 CGV상암, 씨네큐브, 하이퍼텍 나다 <세 번째 시선>은 2003년 <여섯 개의 시선>, 2005년 <다섯 개의 시선>에 이은 인권을 주제로 한 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 제작한 세 번째 영화다. <여섯 개의 시선>에 참여했던 박찬욱, 임순례, 여균동, 박광수, <다섯 개의 시선>의 류승완, 장진, 김동원처럼 유명한 감독들의 참여가 준 대신에 새로운 감각의 젊은 감독들이 대거 메가폰을 잡았다.
세 번째 시선 ⓒ프레시안무비
<세 번째 시선>은 모두 여섯 편의 단편들로 구성됐다.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다룬 정윤철 감독의 <잠수왕 무하마드>, 소녀 가장을 주인공으로 한 김현필 감독의 <소녀가 사라졌다>, 인종 차별을 소재로 한 노동석 감독의 <험난한 인생>, 부부 간의 성차별 문제를 들여다 본 이미연 감독의 <당신과 나 사이>, 고등학교 동성애자 이야기를 다룬 김곡, 김선 쌍둥이 형제 감독의 , 마지막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을 들여다 본 홍기선 감독의 <나 어떡해>가 순서대로 이어진다. 단편과 독립영화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감독들이 대부분인 만큼, 각 영화마다 내러티브에 의존하지 않는 신선한 화법이 눈에 띈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 문제와 성차별, 동성애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 인종 차별 문제 등은 두 전작에서도 자주 다뤄진 바 있는 주제들이다. 하지만 이 '시선' 시리즈의 묘미는 동일한 문제 제기를 하는 에피소드라 할 지라도 감독마다 각기 다른 스타일의 영화를 선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는 김현필 감독의 <소녀가 사라졌다>와 <마이 제너레이션>을 만들었던 노동석 감독의 <험난한 인생>, 김곡, 김선 감독의 이 신선한 발상과 새로운 형식으로 눈길을 끈다. <소녀가 사라졌다>의 마지막, 불타고 있는 선희의 집 앞으로 선희 주변 인물들이 모두 모인 순간, 선희는 사라지고 어둑한 산 속으로부터 짐승의 웃음 소리가 들리는 장면에서는 초현실적인 신비함이 느껴진다. <험난한 인생>에서 돋보이는 것은 현실의 모순을 가로지르는 유머 감각이다. 생일 잔치에 흑인 여자 아이를 데려 온 아들을 다그치던 어머니가 인터넷 포탈 사이트 '네이버'에 들어가 '백인과 흑인이 결혼하면 흑인 아이가 태어나나요?'라고 묻는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다. 험난했던 생일 잔치를 마치고 놀이터에 남은 경수가 흑인 여자 친구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하고 한숨을 쉬는 장면에서는 귀여운 진심이 느껴지는 동시에 가슴이 저려온다. 동성애자 친구를 집단 따돌림하는 고등학교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의 마지막 장면. 자신도 동성애자로 오해 받을까 동성애자인 마선을 멀리했던 마택은 마지막 순간에 마선과 함께 교실에 남기로 결심한다. 교실 안에 홀로 남은 마선과 마택을 향해 소리치는 창문 밖 복도에 늘어 선 다른 아이들의 아우성 대신에 영화는 점점 박력 넘치는 록 음악 소리를 키운다. 늘 당하기만 하는 마선의 처절한 울부짖음이 마택의 우정과 함께 스크린을 찢고 나오는 듯한 느낌이다. <세 번째 시선>은 늘 우리 곁에 존재하지만 스쳐가기 쉬운 우리 사회의 인권 문제들을 되돌아보는 동시에 새로운 영화적 체험을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는 영화다. 상영관이 적은 만큼 그 기회는 누리기에 더욱 값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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