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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디파티드 The departed

감독 마틴 스코시즈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맷 데이먼, 잭 니콜슨, 알렉 볼드윈, 베라 파미가, 마크 월버그 수입,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등급 15세 관람가 시간 149분 | 2006년 | 상영관 CGV용산, 대한극장, 씨네시티 잘 알려져 있다시피 <디파티드>는 마틴 스코시즈가 홍콩 영화 <무간도>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그러나 리메이크임을 의식할 필요는 없다. 스코시즈의 <디파티드>는 <무간도>에서 모티브만 빌려왔을 뿐 원작과 전혀 다른 영화다. 비정함이 곧 낭만으로 치환됐던 과거의 갱 영화들과는 달리 스코시즈는 이번 영화에서 편집만큼 빠른 속도로 갱 역사의 허상을 지워나간다.
디파티드 ⓒ프레시안무비
보스턴 빈민가에서 자란 빌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콜린(맷 데이먼)은 이제 막 경찰대학을 졸업했다. 하지만 콜린은 보스턴 최대 범죄조직의 보스 프랭크 코스텔로(잭 니콜슨)의 지시로 경찰청에 침투한 인물. 곧이어 빌리 또한 상부의 지시로 코스텔로의 조직에 위장 잠입한다. 빌리는 범죄조직에 몸담았던 가족의 이력을 무기삼아 코스텔로의 신임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콜린은 능력을 인정받으며 특별 수사반에 배치된다. 하지만 경찰청과 코스텔로는 조직의 첩자를 눈치채고 빌리와 콜린은 서로를 쫓는다.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적진으로 뛰어들어간 남자들의 이야기는 <비열한 거리><좋은 친구들>에서 비정한 남자들의 세계를 그려냈던 스코시즈에게 더없이 적절한 소재다. 남자들의 의리와 배신과 번뇌는 스코시즈 영화의 오랜 주제다. 서로를 믿어야 하면서도 의심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인 남자들은 극심한 불안과 고통을 겪는다. 그리고 이들의 전쟁은 원작 <무간도>와는 달리 종국에 아무것도 남겨놓지 않는다. 갈등과 배신의 파노라마는 낭만이나 비장함 대신 헛헛한 웃음을 토하게 하는 한 마리의 쥐로 마무리 된다. 이러한 희화화는 영화 전반에 걸쳐 나타나 관객의 감정이입을 의도적으로 차단한다. 배경이 되는 보스턴은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스코시즈는 <무간도>의 세계를 홍콩의 빈민가에서 황량한 남부 보스턴으로 옮겨 놓는다. 보스턴 남부는 범죄로 악명이 높은 구역. 스코시즈는 두 남자의 엇갈린 운명을 통해 아일랜드 마피아가 기승을 부렸던 보스턴의 갱 역사와 지역성을 담아낸다. 자유와 평등을 이념으로 한 미국 건국사의 무대였던 과거사와 달리 , 이제는 출세와 자유가 폐쇄된 도시로 변해버린 보스턴은 두 남자의 인생도 결박한다. 빌리는 범죄로 얼룩진 가족사와 뒷골목 생활이 싫어서 출세의 길로 경찰을 택하지만, 바로 그 출신 때문에 그는 다시 보스턴 거리를 헤매게 된다. 성공에 대한 욕망으로 갱이든 경찰이든 최고가 되고 싶었던 콜린은 계속해서 양쪽을 배신하지만 그 어느 것도 얻지 못한다. <디파티드>는 아버지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다. 빌리와 콜린은 코스텔로라는 거역할 수없는 아버지를 갖는다. 그들은 코스텔로를 벗어나기 위해 애쓰는 한편 코스텔로가 되기 위해 그를 짓밟으려 한다. 동경과 살부의 강박관념은 계속해서 그들을 따라다닌다. 초반부부터 코스텔로는 강압적이고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위엄을 떨치는 인물로 그려진다. 점차 수세에 몰리면서도 코스텔로는 마지막까지 허세를 잃지 않는다. 하지만 스코시즈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는다. 코스텔로의 죽음으로 아버지의 신화 또한 부정된다. 얽히고 설킨 많은 인물들의 관계와 상황 설명으로 영화는 2시간 반 가량의 러닝타임을 빽빽이 채워나간다. 빠르게 지나가는 영화에 분명한 방점을 찍어주는 것은 배우들의 연기. 빌리와 콜린을 연기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맷 데이먼의 연기 앙상블은 두 인물의 치열한 운명을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지독한 상사를 연기하는 알렉 볼드윈과 마크 월버그의 연기도 실감난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를 지배하는 것은 잭 니콜슨의 광기에 가까운 연기. 극악한 카리스마를 가진 코스텔로를 연기한 그는 갱 영화 역사상 유일무이한 캐릭터를 창조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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