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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위뿐 아니라 정부와 기업, 관객들의 지원이 필요하다"

[이슈 인 시네마] 서울아트시네마 2차 호소문 발송

지난 3일 시네마테크의 열악한 현 상황을 알리는 호소문을 각 언론에 보낸 서울아트시네마가 다시 한번 2차 호소문을 발송했다.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는 첫 번째 호소문에서 5년 간 나름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시네마테크 전용관의 부재와 재정난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었다. 이에 영화진흥위원회는 9일 시네마테크의 호소문에 대응하는 입장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서울아트시네마의 2차 호소문은 영진위의 견해에 다시 한번 서울아트시네마의 의견을 피력하는 호소문인 셈이다. 2차 호소문은 지난 10일 김수정 서울아트시네마 사무국장이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대로 공간의 절실한 필요성과 영진위가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에 지원하는 지원금의 정확한 금액, 예산 분배 등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또한 서울아트시네마가 영화를 보관하고 문화를 재생산하는 기구의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영진위의 지원뿐 아니라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함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서울아트시네마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다음은 서울아트시네마가 발송한 2차 호소문의 전문이다.
서울아트시네마는 진정한 시네마테크가 되고 싶습니다 지난 11월 8일 서울아트시네마는 현재 상황이 상당히 어려운 상태임을 알리는 호소문을 각 언론사에 전달했습니다. 이 호소문은, 시네마테크 전용관인 서울아트시네마가 지난 5년간 비상업적 방식의 영화 상영을 통해 나름의 의미 있는 성과를 얻었지만 5주년을 맞이하는 2007년을 앞두고도 여전히 불안정한 공간 문제와 재정난을 타개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리는 글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11월 9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견해를 표명하였습니다. 서울아트시네마는 영진위의 입장 표명이 시네마테크에 대한 지원과 격려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생각합니다. 영진위는 시네마테크가 개관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었고, 그동안 다른 어떤 곳보다 시네마테크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습니다. 하지만 서울아트시네마의 호소문과 영진위의 입장 표명이 동시에 소개되면서 시네마테크에 애정과 관심을 갖고 계신 많은 분께 오해의 소지를 드린 듯하여, 서울아트시네마의 정확한 상황을 알리고자 다시 한 번 글을 드립니다. 먼저, 서울아트시네마의 공간 문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문제의 핵심은, 시네마테크 전용관으로서 서울아트시네마가 온전한 역할을 하기에는 현재의 공간이 매우 미흡하다는 것과 물리적 조건이 여전히 안정적이지 않다는 점입니다. 2002년 아트선재센터 지하 극장에서 처음 서울아트시네마가 문을 열었을 때, 영화 상영을 할 수 있는 극장 공간이 확보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안도하였습니다. 90년대 말부터 비정기적으로 진행된 필름상영회가 비로소, 극장에서 좀 더 안정적으로 상영될 기회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이유는 알 수 없으나, 2005년에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고 현재의 옛 허리우드 극장으로 이전했습니다. 그리고 내년이면 개관 5주년을 맞습니다. 여전히 2년 단위의 재계약 조건으로 인해 언젠가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있다는 근심을 안고 5주년을 맞아야만 합니다. 안정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교육과 문화적 목적으로 영화를 상영하는 시네마테크의 특성상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서울아트시네마는 과거와 현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국적의 영화들, 세계 각국의 영화주간, 독립영화 프로그램, 국내외 게스트 초청 및 영화인들과의 대담 등 특별한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300여 편 이상의 영화가 상영되는 영화문화 공간입니다. 단순히 영화를 상영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통한 재생산의 공간입니다. 영화 상영을 위한 상영관과 함께 영화에 대한 많은 정보들을 얻을 수 있는 자료실과 영화를 둘러싼 시각자료를 전시할 수 있는 공간, 영화인과 관객들이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회의실, 무성영화를 16프레임 그대로 상영할 수 있는 영사기가 있다면 영화문화 활성에 더욱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음은 재정 문제입니다. 영진위는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이하 협의회)에 3억 5천 7백만 원이라는 지원금을 지원합니다. 이 지원금은 '시네마테크 사업' 전체에 적용되는 것이며, 지역상영회, 서울아트시네마 임대료, 번역지원 사업, 출판지원 사업에 지원됩니다. 협의회는 서울아트시네마를 운영하고 있으며, 협의회의 지역 회원단체들은 각 지역에서 시네마테크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영진위 지원금의 사용내역을 살펴보면, 3억 5천 7백만 원 중 1억 3천만 원은 서울아트시네마의 임대료로 사용되며, 9천만 원은 대전, 대구, 청주 등의 지역에서 연 4-5회의 상영 사업에 지원됩니다. 또한, 서울아트시네마 이외의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상영회의 자막 번역과 출판 사업에 천여만 원이 지원됩니다. 따라서 서울아트시네마의 프로그램을 위해 쓰이는 실질적인 사업비는 연간 1억 2천만 원 정도입니다. 일반적으로 10~15편의 영화가 상영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저작권료, 프린트 대여료, 운송료, 한글자막 번역 제작비, 인쇄비, 극장 상영 비용 등 최소 2,500만 원에서 4,000만 원의 예산이 소요됩니다. 특별전, 교육프로그램, 기획전, 강연 및 대담, 국가별 영화제 등과 같은 특별한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도, 서울아트시네마는 매년 25회 이상의 감독 회고전 프로그램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1년 예산은 약 8억 원 정도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프로그램을 위해 쓸 수 있는 예산은 1억 2천만 원에 불과합니다. 결국, 영진위의 지원은 서울아트시네마 총예산의 15% 정도입니다. 서울아트시네마는 그동안 손실금의 대부분을 입장수입, 인건비 절감과 대관 사업, 외부영화제 자막제작 대행 등의 활동을 통해 자체적으로 충당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장기적으로는 프로그램의 질을 저하시키고, 관객들이 더 다양한 영화들과 예외적인 영화들을 만날 기회를 위축시킬 수 있습니다. 또, 일반적인 멀티플렉스 극장과 달리, 보다 전문적인 영화적 지식을 가진 인력들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미래를 보장받지 못한 채 불안정한 상태에서 일하게 하는 현재의 재정 구조는, 장기적인 시네마테크 활동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아트시네마는 100%의 지원을 원하지는 않습니다. 민간 시네마테크로서의 자율성과 독자성을 지키기 위해 저희가 노력하고 채워나가야만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세계 유수의 시네마테크들이 예산의 80%정도의 지원을 받고 있으나, 현실을 감안할 때 최소한 60%이상의 지원은 있어야만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합니다. 최근 문화관광부가 발표한 '영상산업 중장기발전계획'에 따라 내년부터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에 대한 지원금이 6억으로 증액된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입니다. 올해보다 약 2억 4천만 원을 증액 지원하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서울아트시네마의 상황이 어렵기는 하지만, 지원금 증액 분 중 1억 원 정도를 미래를 위한 필름아카이브 구축에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네마테크 전용관을 위해 영진위가 노력하고 있음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진위의 노력이 물론 중요하지만, 영진위만 시네마테크 사업의 중요성을 안다고 해서 시네마테크에 대한 정책이 획기적으로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서울시, 문화관광부 등 다른 정부 기관들과, 문화 분야를 지원할 준비가 된 기업, 그리고 관객들이 이런 문제를 제대로 알 필요가 있기 때문에 호소문을 발표한 것입니다. 지난 호소문은 특정 대상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영화문화 다양성에 대한 많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영화의 문화적, 예술적 소임을 위한 시네마테크의 역할과 지원에 대한 적절한 평가와 논의가 충분치 않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서울아트시네마는 영진위에 이와 관련한 문제를 대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좌담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공개적인 논의를 통해 더욱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서울아트시네마의 지난 5년간의 활동이 의미있다고 평가하신다면, 서울아트시네마의 또 다른 5년을 위한, 혹은 더 먼 미래를 위한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에도 동의하실 것입니다. 소비하는 상품인 영화가 아니라, 음미하고 되새기는 영화 문화를 만들기 위한 초석이 시네마테크입니다. 그동안 우리 영화계에는 초석이 없었습니다. 지어진 집 아래에 초석을 밀어 넣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더 높이 올라가기 전에 초석을 견고히 하지 않으면 그 집은 곧 무너질 것입니다. 서울아트시네마는 영화문화의 초석이 되는 시네마테크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할 의무와 책임이 있습니다. 안정된 공간과 재정을 확보하는 것은, 이러한 역할을 해나가는데 있어 기본적이며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앞으로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는 시네마테크 전용관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캠페인을 펼쳐나갈 것입니다. 글을 읽으시는 많은 분들의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2006년 11월 22일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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