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이들이 모두 쉬는 휴일에 자주 근무를 해야 하는 업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공휴일 대신 다른 날을 지정해 휴일을 사용하더라도 휴일근로수당은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21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5부(정종식 부장판사)은 지난 2004년 8월 서울대 호암교수회관노조가 국가(서울대학교)를 상대로 제기한 휴일근로수당 지급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통상임금의 50%를 지급하라"며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휴일근무가 잦은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권리 보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본인 동의 받고 대휴 썼더라도 통상임금의 50% 지급해야"
호암교수회관노조는 지난해 "단체협약에서 정한 유급휴일을 본인의 동의도 없이 호암교수회관측이 일방적으로 대체휴일에 쉬도록 하고 근무를 시켰다"며 휴일근로수당 지급 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방법원 재판부는 "본인의 동의를 받아 대체휴일에 쉬었다 하더라도 대휴일에 해당하는 통상임금의 100%를 공제한 나머지 50%에 해당되는 법정수당은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10월 25일 판결에서 1심 판결문을 인용해 "단체협약에서 정한 유급휴일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회관측에서 정한 대체휴일에 쉬는 것을 동의했다 하더라도 그것은 누군가는 공휴일에 근로를 해야 한다는 사정을 인식한 상태에서 특별한 희생 내지는 고통을 분담 내지 감수한다는 의도로 봐야 한다"며 "종사자들이 단체협약상의 공휴일로 정해진 날에 근로하는 대신 다른 날을 정해 쉰 것을 적법한 휴일대체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2004년 1월 노사합의는 원·피고간 노동부ㆍ노동위원회 질의 결과에 따르기로 하고 더 이상 재판상 다투지 않기로 하는 부제소특약(不提訴特約)"이라는 피고의 주장에 대해 "휴일근로수당 지급 문제에 대한 부제소특약이거나 노동부 등이 구속력 있는 견해를 제시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정상적으로 휴일근로수당은 통상임금의 150%를 지급해야 하지만 "원고들도 공휴일에 대신해 대휴로서 통상의 근로일에 휴무를 했으므로 통상임금의 100%에 해당하는 금액이 공제된 `통상임금의 50%'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과 관련해 서비스연맹은 "휴일근로수당은 호텔과 백화점 등 여타의 민간서비스업종 전반에 걸쳐 있는 대단히 중요한 근로조건의 문제"라며 "이번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연중무휴인 사업장이나 공휴일근로가 필수적인 근로형태를 갖고 있는 업종이나 직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휴식권과 건강권의 회복 및 실질적인 근로조건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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