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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 제발 부시 대통령처럼 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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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 제발 부시 대통령처럼 굴지 마라"

신디 시핸, "평택에 가장 용기있고 강한 주민들이 있다"

"난 이라크전에 참전했다가 목숨을 잃은 아들의 어머니예요. 내가 왜 미군기지에 못 들어가는지, 왜 주한미군을 아무도 만날 수 없는지 누가 좀 설명해줘요!"

버웰 벨 사령관에게 면담을 요청했던 미국의 '반전 엄마' 신디 시핸은 21일 낮 서울 용산의 미군기지 제5출입구 앞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우리는 미국 시민입니다. 여권도 갖고 있어요. 왜 미군기지에 못 들어가게 막는겁니까?"

평택 미군기지 확장이전과 한미 FTA, 그리고 이라크 파병 반대운동에 동참하러 지난 19일 한국에 온 다른 평화운동가들도 함께 소리쳤다. 이들은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에게 경기도 평택의 미군기지 확장이전에 대한 반대의견을 전달하려 면담을 요청했지만 '부적절한 시기'라며 이미 거절당한 상태였다.

21일 오후 1시30분 벨 사령관에게 미리 통보했던 시간에 맞춰 용산 미군기지를 찾았던 이들은 굳게 닫힌 문과 가로막는 한국 경찰들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시핸은 잠겨진 문을 향해 "미국인이 와서 이렇게 소리 치는데 미군은 한 명도 오지 않고, 한국 경찰들을 동원해 우리를 막고 있다"며 "당신들, 정말 부시 대통령처럼 행동하지 마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평화롭게 농사 짓고 이웃들과 어울려 지내는 것이 안보다"
▲ 미국 여권과 이라크전에서 목숨을 잃은 아들의 사진을 들고 있는 신디 시핸과 평화활동가 메데아 벤저민. 이들은 버웰 벨 사령관과의 면담을 요청하기 위해 서울 용산 미군기지에 들어가려 했지만 출입구 앞에서 경찰에 가로막혔다. ⓒ프레시안

이들이 버웰 벨 사령관에게 면담을 요청했던 까닭은 바로 평택의 미군기지 확장이전 문제 때문이었다. 20~21일 평택 대추리와 도두리를 방문하고 수감 중인 대추리의 김지태 이장을 면회했던 평화운동가들은 평택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을 비난하며 한층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20일 평택의 주민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 우리는 200명이 넘는 전경을 마주쳤다"며 "주민들은 주민등록증을 경찰에 보여줘야만 마을 출입이 가능한 것은 물론 방문객들은 번번히 출입제지를 당하는 믿을 수 없는 상황이 평택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 "이것은 한국 정부가 평택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알리고 싶지 않기 때문에 정보를 차단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신디 시핸은 "평택에서 하룻밤을 지내며 나는 그곳의 실상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며 "평택 주민들은 누구보다도 용기있고 가장 강한 주민들이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시민으로서 한국인들에게, 그리고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에게 진심으로 대신 사과한다"며 "우리는 반드시 미국으로 돌아가 이 문제를 제대로 알리고 평택 주민들의 인권 침해의 사실을 전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평화단체 글로벌 익스체인지(Global Exchange)의 메데아 벤저민은 "평택에서 수십 년 살았던 사람들을 몰아내고 미군들을 위한 골프장을 짓겠다니, 나는 우리 가족과 또 한국인들이 이런 식으로 안전을 보장받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은 끔찍한 비극이며 세금의 낭비다. 한국과 미국 정부는 역사의 목소리를 듣기 바란다"고 밝혔다.

벤저민은 "우리는 안보가 무슨 뜻인지 안다"며 "안보는 평화롭게 농사 짓고 이웃들, 친척들과 함께 즐겁게 사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평화와 정의로 맺어진 세계인들은 평택을 방문해달라"
▲ 용산 미군기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미국 평화운동가들 ⓒ프레시안

이들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국제사회는 대추리와 도두리의 주민들을 금전적으로, 정신적으로, 그리고 도덕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우리는 평화와 정의로 맺어진 세계인들이 평택을 방문할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미국은 평택의 험프리 기지 확장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청한다"며 "기지의 확장은 한국과 미국의 시민들의 안보를 강화하는 데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리는 미국 의회에 2003년 정해진 미군재배치계획에 맞춰 한국에서 하고 있는 사업들을 중지시킬 것을 요구하며 새로 출범한 국회는 아시아 국가들과의 평화로운 관계를 정착시키기 위한 새로운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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