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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도둑맞게 된 이 사태를 어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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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도둑맞게 된 이 사태를 어찌할까"

[2006, 우리 시대의 환경 고전(7)]<도둑맞은 미래>

올해로 다섯 번째로 열린 '환경 책 큰 잔치'의 실행위원회(위원장 박병상 인천도시생태환경연구소장)가 '올해의 환경 책' 12권과 '2006 우리 시대의 환경 고전' 17권을 선정해 최근 발표했다.

환경정의, 풀꽃평화연구소, 교보문고가 주최하는 '2006 환경 책 큰 잔치'는 지난 17일 개막돼 24일까지 계속된다. 이 행사는 시민들이 환경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2002년에 시작됐다.

<프레시안>은 '환경 책 큰 잔치' 실행위원회와 공동으로 11월 한 달 동안 하루에 한 권씩 이번에 선정된 환경 책 29권에 대한 서평을 싣고 있다. <편집자>


<도둑맞은 미래>, 다이앤 듀마노스키·존 피터슨 마이어·테오 콜본 지음, 권복규 옮김, 사이언스북스, 1997년.

화학물질이 자연과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파헤침으로써, 환경 고전으로 널리 알려진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이래 가장 충격적인 '환경 신문고'라고 평가되는 책. 이 책이 주목한 것은 1950년대 이후 급격히 늘어난 야생 동물들의 생식기 결함과 행동 이상, 새끼들의 죽음과 동물 집단의 갑작스런 절멸 현상이었다.

암수의 생식기를 모두 가진 물고기, 동성연애를 하는 갈매기, 부화되지 못하고 말라버린 악어 알···. 그런데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와 유사한 현상이 사람들에게서도 나타난다는 사실이었다. 곧 인간 정자수의 급격한 감소, 고환암 발생률의 급속한 증가, 비정상적인 형태의 성기나 고환을 가진 신생아 탄생에 대한 보고가 잇따라 나오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깊은 충격에 빠지게 된 것이다.

사실 20세기 초만 해도 새로운 화학물질의 개발은 진보와 축복으로 여겨졌다. 오존층 파괴의 주범인 염화불화탄소(CFC), 곧 프레온 가스의 개발자는 1941년 최고 화학상인 프리스틀리상을 수상했고, 심지어 오늘날 전 세계 각국에서 사용이 금지된 DDT의 개발자는 1948년에 노벨상을 받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무엇인가? 오늘날 이러한 화학물질과 화석 연료를 바탕으로 세워진 현대 문명과 산업주의 경제 체제는 생명의 정상적인 활동과 흐름을 뿌리에서부터 파괴·유린하고 있다. 이 책이 그 실체를 밝혀낸 이른바 '환경 호르몬(내분비 교란 물질)'이 그 대표적인 보기이다.

비유컨대, 인간이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생체 구조와 기능을 설계하는 것이 유전자라면 호르몬은 그 유전자에 새겨진 악보를 소리로 재생하는 실질적인 연주자인 셈인데, 바로 그 호르몬이 물·공기·음식 따위를 통해 들어온 독성 화학물질에 의해 교란되는 바람에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특히 DDT·PCB·다이옥신 등과 같은 난분해성 환경 호르몬은 탯줄이나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도 전달되므로 더욱 위험하다. 이런 환경 호르몬 때문에 암과 같은 질병뿐만 아니라 각종 기형아와 허약한 후손의 탄생이 잦아지면서 생명의 질이 떨어지고 있으며, 급기야는 정자수 감소와 불임 증가 등으로 인해 인간의 멸종을 우려해야 한다는 섬뜩한 경고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건강하게 태어나 튼튼하게 자라야 할 후손, 즉 인류의 미래를 도둑맞게 된 이 가공할 사태를 어떻게 이해하고 또 이에 어떻게 대처할지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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