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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어느 멋진 순간 A Good Year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러셀 크로, 마리옹 코티아르, 앨버트 피니, 프레디 하이모어 수입,배급 20세기 폭스 코리아 등급 15세 관람가 | 시간 118분 | 2006년 상영관 메가박스 코엑스, 서울극장, 씨네시티 리들리 스콧은 모든 장르에 능한 감독이다. SF영화 <블레이드 러너>, 여성 버디 액션 <델마와 루이스>, 스릴러 <한니발>, 전쟁영화 <블랙 호크 다운>, 그리고 서사극인 <글래디에이터><킹덤 오브 헤븐>에 이르기까지, 리들리 스콧은 서로 다른 재료를 가지고도 최고의 공예품을 만들어내는 예술가처럼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섭렵해왔다. 그런 리들리 스콧이 <매치스틱 맨>에 이어서 다시 한번 따뜻하고 인간적인 소품 드라마를 발표했다. 그의 오랜 친구이기도 한 소설가 피터 메일의 동명 원작을 각색한 <어느 멋진 순간>이 그 작품. <호텔 파스티스><나의 프로방스> 같은 소설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피터 메일은 영국인임에도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방을 배경으로 한 글을 발표해왔던 작가다. <어느 멋진 순간> 역시 유럽인의 마음의 낙원, 프로방스에서의 한 철을 그린 영화다.
어느 멋진 순간 A Good Year ⓒ프레시안무비
주인공 맥스(러셀 크로)는 런던 증권가의 냉정하고 독한 펀드 매니저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데다 진정한 사랑을 할 줄 모르는 그는 사실 어린 시절 프로방스 지방에서 포도밭을 운영하는 삼촌(앨버트 피니)과 함께 즐거운 나날을 보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현실의 논리에 묻혀 과거의 추억을 거의 잊어버린 맥스는 삼촌의 부고를 접하고도 움직이지 않는다. 오히려 삼촌이 남긴 포도밭과 저택을 인수해 비싼 값에 되팔 궁리만 하고 있다. 하지만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프로방스 지방에 발이 묶이게 된 그는 카페를 운영하는 파니(마리옹 코티아르)를 만나면서 호감을 느끼게 된다. 한편 삼촌의 숨겨둔 딸임을 주장하는 한 젊은 여성이 등장하면서 맥스의 계획은 더욱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나아간다. <어느 멋진 순간>은, 말하자면 휴가 같은 영화다. 부담감을 전혀 가질 필요없이 그냥 스크린을 응시하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편해지면서 사랑스런 이야기를 쉽게 받아들이게 되는 그런 로맨틱 코미디다. 매력적인 남녀 주인공과 찬란한 햇빛 아래 눈부신 녹음을 만들어내는 포도밭, 자연과 최대한 가까운 소박한 인테리어로 치장된 프로방스식 저택, 맛있는 음식과 낭만적인 음악과 보기만 해도 혀 끝이 감미로워지는 와인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도시의 바쁜 일상으로 심신이 지쳐 있는 관객이라면 누구에게나 위로가 될 만한 요소가 듬뿍 있는 영화다. 부유한 이들의 팔자 좋은 사랑 타령이라고 폄하하기엔, <어느 멋진 순간>은 대다수 사람들이 욕망하는 평온과 안락의 판타지를 너무 그럴듯하게 펼쳐놓는다. 물론 <어느 멋진 순간>은 그다지 새롭거나 혁신적인 영화가 아니다. 철없고 이기적인 사내가 자연을 벗하고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면서 점차 자아를 돌아보고 보다 나은 인생으로 한뼘 성장해 나간다는 전형적인 성장 드라마다. 하지만 리들리 스콧은 특유의 감각적인 연출력으로 이 뻔한 이야기에 윤기와 감칠맛을 불어넣는다. 해리 닐슨의 올드 팝과 빈티지풍의 샹송을 비롯한 이 영화의 음악은, 리들리 스콧 특유의 감각적인 편집 화면과 더불어 보는 이의 촉수를 곤두서게 만든다. 삼촌과 따스한 추억을 공유했던 맥스의 어린시절을 조그만 일에도 허둥대는 현재의 맥스와 교차 편집하는 플래시백도 능수능란하다. 러셀 크로의 연기 변신도 꽤 설득력이 있다. 그간 강렬한 서사극이나 액션물에서 늘 인상을 쓰고 나왔던 그는, 이번 영화에서 유머와 개그와 여유를 선사한다. 곤혹스런 상황에서 온몸을 사리지 않고 열연하며 코믹한 순간을 선사하는 그에게서 매너없는 배우라는 그간의 이미지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어린 맥스 역의 프레디 하이모어는 <네버랜드를 찾아서><찰리와 초콜릿 공장> 등으로 익숙해진 배우. 그밖에도 영국과 프랑스의 문화적 차이를 그럴 듯하게 연기해내는 다국적 배우들의 협연이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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