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를 석방하라"

4.30 사면조치 석방자 기자회견 열려

정부의 4.30 사면조치로 석방된 양심수들이 1일 낮 종로5가 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면에서 제외된 양심수들에 대한 조속한 석방과 수배해제를 정부에 촉구했다.

<사진1 - 기자회견 모습>

***"이석기를 석방하라"**

이들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사면인 이번 사면조치로 양심수 13명이 석방되고 1411명에 대한 사면복권이 단행된 점에 대해 “이번 사면이 경제비리사범을 제외한 양심수만의 사면이라는 점, 그리고 준법서약서 등 전제조건 없이 잔형집행면제 등의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새 정부의 개혁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사면”이라고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석방자들은 “이러한 긍정성에도 불구하고 양심수 전원에 대한 사면이 이루어지지 않은 불완전한 사면이 되었다는 점은 아쉽다”며 이번 사면에서 제외된 인사들에 대한 조속한 석방 및 수배문제 해결을 정부당국에 강력하게 촉구했다.

석방자들은 특히 85세의 노모가 현재 암으로 투병중인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사건) 사건 관련자 이석기씨의 사례를 집중적으로 거론하며“빠른 시일 내에 이석기씨를 비롯한 양심수 전원에 대한 후속사면 조치가 단행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들은 또 한총련 관련자 문제도 지적하며 “현재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김형주(한총련 10기 의장)등에 대해 법원이 전향적인 판결을 내려 하루속히 석방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이고 “한총련, 노동관련 사안을 포함해 수배문제를 전면적으로 해결할 것" 도 정부에 촉구했다.

이들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사면이 한 건도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깊은 유감을 나타낸 후 “양심수에 대한 사면은 참여정부의 개혁의지를 가름하는 잣대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조속한 후속사면과 수배문제의 해결을 정부에 촉구하며 성명을 공동성명을 끝맺었다.

***학생이 또 잡혀갔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

‘민혁당사건’으로 99년에 수감되 엠네스티가 '복역중인 세계최장기 양심수'로 선정하기도 했던 하영옥씨는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비판하는 것과 그런 사람을 마음대로 잡아 가두고 처벌하자는 것은 완전히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국가보안법폐지나 수배해제에 대해 반대하는 수구세력들이 마치 그것이 국민 대다수의 정서인양 외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사진2 - 하영옥씨 부녀>

영남위원회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자유의 몸이 된 박경순씨는 “민주주의와 인권이 보장되지 않고 어떻게 선진국, 민주국가라고 할 수 있겠냐?”고 반문하고 “이제 제발 ‘생각이 다르다고 잡아 가두고 괴롭히는 나라’ 에서 벗어나자”고 말했다.

한총련 6기 의장으로 당선 된 후 ‘이적단체 가입’ 혐의로 2001년 5월 구속됐던 손준현씨는 “지금도 한총련을 이적단체로 묶어 놓고 학생들을 잡으러 다니면서 나는 또 이렇게 풀어 놨다”며 “한총련에 대한 이적단체 규정과 국가보안법의 철폐가 없이는 학생들이 희생당하는 악순환만 계속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기자회견을 준비한 한지연 민가협 간사는 “기본적으로 예상보다 사면 폭이 넓어 일단 긍정적으로 보이는 것 같다”고 이번 사면을 평가하고 “하지만 이석기씨가 구구한 변명 끝에 끝내 석방되지 못한 점과 며칠 전에 학생이 또 잡혀갔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가협소속의 어머니 한분은 “너무너무 고생하고 나온 만큼 계속 소신 것 이 나라를 위해 일해 주기 바란다”고 석방자들에게 당부하고 “우리 힘이 못 미쳐 아이들이 다 나오지 못해 미안하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사진3 - 민가협 어머니들>

다음은 석방자들이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양심수 사면조치에 대한 우리의 입장’**

이번 4.30 사면조치로 석방된 우리석방자 일동은 오늘(5월1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면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고자 한다.

만저, 우리는 오늘 이 자리가 있기까지 몸을 아끼지 않고 ‘양심수 석방과 대사면’을 위한 활동을 벌여온 민가협을 비롯한 인권시민단체 여러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지난 대통령 선거 이후, 옥중에 있던 우리 양심수와 가족들은 새로이 출범하는 노무현 정부의 개혁 추진 의지에 기대와 희망을 걸었다. 그리고 새 정부 개혁의 첫 과제로 양심수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해 왔으며, 이러한 노력과 희망은 오늘의 결과로 이어졌다.

따라서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한 우리 석방자 일동은 이번 양심수 사면이 새 정부의 개혁의지를 담은 사면이라는 측면에서 환영의 입장을 표명한다.

특별히 이번 사면 괴정에서 논란이 되었던 준법서약서를 사문화 한 것은 부당한 법제를 개혁하고자 하는 청와대와 법무부 장관의 강력한 의지의 결과라 여겨진다.

또한 사면의 본래 취지에 맞게 수감 중인 양심수를 잔형집행면제사면으로 석방하였으며, 집행유예, 가석방 또는 형집행정지, 그리고 이미 형이 만료되었으나 공민권을 제한 당했던 사람들에 대해 사면복권을 단행한 점은 이번 사면의 의의를 더한다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석기씨를 비롯한 여러 양심수들이 우리와 이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한 것에 안타까움을 금 할 수가 없다.

암 투병 중인 이석기씨의 팔순노모(김복순 님)가 우리와 함께 석방의 기쁨을 나눌 수 없다는 것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또한 우리는 그동안 민가협을 비롯한 인권시민단체들이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던 양심에 따른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양심수가 단 한사람도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망을 금할 수가 없다.

우리는 잘못된 법에 의해 인권을 침해당한 양심수에 대한 사면은 참여정부의 개혁의지를 가름하는 잣대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빠른 시일 내에 이석기씨를 비롯한 양심수 전원에 대한 후속사면 조치가 단행되기를 바란다. 또한 현재 재판이 진행 중 인 김형주(한총련 10기 의장)등에 대해 법원이 전향적인 판결을 내려 하루속히 석방되기를 기대한다.

뿐만 아니라 한총련, 노동관련 사안을 포함한 수배문제가 전면적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노무현 정부의 개혁이 국민의 염원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기를 바라며, 이 땅의 민주주의와 통일 그리고 인권실현의 과정에 적극 참여할 것임을 밝히는 바이다.

2003.5.1
4.30 석방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