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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사랑의 낭만을 위한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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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사랑의 낭만을 위한 방정식

[특집] 영화 <박사가 사랑한 수식>의 수학 공식들

칼 인옘마의 소설 <인간의 낭만적 교감의 본성에 대하여>에는 '이 세상에 수학으로 증명하지 못할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 과학자들이 나온다. 그들은 감정의 온도를 재고, 사랑의 밴다이어 그램을 그리고, X-Ray촬영을 통해 인생과 사랑의 수식을 완성하려 한다. 완벽한 수식을 만들어 다시는 사랑과 인생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다. 차가운 이성으로 감성적인 사랑을 이겨내기 위해 골몰하는 그들은 사랑 때문에 아픈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다. 물론 그들이 만들어낸 사랑과 행복의 등식은 같은 값 도출에 실패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이러한 스승이 있었다면, 그들은 자신들의 방정식을 통해 더 근사한 인생의 해답을 얻었을지도 모른다. 영화 <박사가 사랑한 수식>에도 수학을 통해 세상과 교감하는 한 수학 박사가 나온다. 하지만 그의 수학은 감성을 억누르지도 세상의 모호함을 부정하지도 않는다. 박사의 극도로 순수한 수학의 원리는 세상의 중심과 맞닿는다. "실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수학의 질서는 아름답다." 박사가 내린 수학의 정의다. 이 영화에서 모든 수학 공식은 그 자체로 삶과 사랑의 수식, 곧 진리가 된다. 박사의 수학적 증명을 통해 드러나는 삶의 본질은 명징하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 ⓒ프레시안무비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수학과 인생의 상관관계를 맑은 감성으로 보여주는 정갈한 영화다. 또한 오랜만에 만나는 지적이고 철학적이면서 낭만적이고 따뜻한 영화다. 영화는 딱딱한 수학 공식으로 예측불가능한 삶을 너그럽게 포용한다. 영화에는 인생을 논하는 많은 수학 용어들과 공식들이 나온다. 이들의 증명과 정의는 박사의 표현대로 읽는 이의 감성에 따라 아름다운 싯구가 된다. 그 중 우주의 참진리를 담고 있는 수학 용어의 정의와 현자의 격언 몇 구를 소개한다. 영화를 본 후, 한참이 지나도 잊을 수 없는 명대사들이다. 계승 - 1부터 어떤 양의 정수까지를 모두 곱한 것 "신발 사이즈가 얼마지?" "24입니다." "참 깨끗한 숫자야. 4의 계승이거든. 1부터 4까지의 자연수를 모두 곱하면 24가 돼." 소수 - 약수로 1과 자신을 가진 자연수 "소수는 아무것도 보태지 않은 본래의 자신이라는 뜻이다. 즉 1과 자신 이외의 숫자로는 나눌 수 없는 정수를 말하지. 2, 3, 5, 7, 11, 13…이런 소수는 밤하늘에 빛나는 별처럼 무수히 존재한다. 즉, 너희 한 사람 한 사람처럼 유일하지" 우애수 - 피타고라스가 발견한 수. 어떤 두 수 a와 b가 있어서, a의 약수 중에서 a를 제외한 약수들의 총합이 b가 되고, b의 약수 중에서 b를 제외한 약수들의 총합이 바로 a가 될 때, 이들 두 수를 서로에 대한 우애수라고 한다. "서로의 우애수인 220과 284는 신의 의도로 운명적으로 묶인 숫자지. 자네 생일과 내 손목시계에 이렇게 훌륭한 연결고리가 있다니…"
박사가 사랑한 수식 ⓒ프레시안무비
루트 - 제곱근: 제곱하여 a가 되는 수를 a의 제곱근이라고 한다. "아주 총명하게 생겼구나. 넌 '루트'야. 어떤 숫자도 마다 않고 자기 안에 받아들이는 루트는 아주 마음이 넓은 기호란다." "루트 기호는 튼튼해 모든 숫자를 보호해 주지" 허수 - 제곱하여 음수가 되는 수. 실수로는 나타낼 수 없는 이차 방정식의 근을 나타내기 위하여 수의 개념을 확장하여 도입한 수. "-1의 제곱근 i는 상상의 숫자, 허수라고 한다. 아주 신중한 숫자야. 이 허수의 '허'는 빈 마음의 '허' 그리고 겸허하다의 '허' 보통 눈에 띄는 곳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지만 우리 마음속엔 항상 있지. 이 작은 두 팔로 이 세상을 이렇게 떠받치고 있지." "이 i는 'I love you'의 'I', 사랑으로 연결이 되기도 합니다." 완전수 - 그 자신의 수를 뺀 모든 약수의 합이 원래의 수가 되는 자연수. 6, 28 등이 있다. "28은 완전수야. 제일 작은 완전수는 6이지. 완전의 의미를 실제로 보여주는 귀중한 숫자야. 데카르트는 완전한 인간이 거의 없는 것처럼 완전한 수 역시 좀처럼 없다고 말했지" 오일러 공식 - e i π + 1 =0 "우주 끝까지 계속되는 숫자 π와 결코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상상의 수인 i, 그리고 π처럼 끝이 없는 무리수 e. 이 무한한 우주에서 π가 e곁에 내려와 그리고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i와 악수를 해. 서로 전혀 관계가 없었던 이 친구들은 서로에게 기대며 가만히 숨을 죽이고 있어. 하지만 한 사람이 겨우 하나만 더해도 세계가 달라지지. 모순된 것들이 통일 되어 제로, 즉 무의 세계에 둘러싸이게 돼. 이것이 오일러 공식이다. 관계없어 보이던 숫자 사이의 연결 고리를 발견한 거지. 어둠 속에서 빛나는 한 줄기 아름다운 별똥별, 이것이 박사님이 사랑한 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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