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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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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

감독 김성훈 | 출연 백윤식, 봉태규, 이해영 제작 ㈜투모로우 엔터테인먼트, ㈜아이러브시네마 배급 롯데쇼핑㈜롯데엔터테인먼트 | 등급 15세 관람가 시간 110분 | 2006 | 상영관 메가박스, 서울극장, 단성사 17년 전 아내와 어머니를 잃고 애정결핍에 시달리며 살아온 한 쌍의 부자(父子)가 있다. 명색이 사회사업가로서 공공의 질서와 정의를 수호하기 위해 애쓴다지만 정작 기업의 비리를 파헤쳐 뒷돈을 챙기기 바쁜 아버지 동철동(백윤식)과 아버지 못지않게 뻔뻔하고 특이한 정신세계를 가진 동현(봉태규)이 바로 그들. 어느 날 이 위험천만한 부자의 집에 아리따운 이혼녀 미미(이해영)가 홀로 세 들어 온다. 미미를 보고 군침을 흘리기는 온 동네 남자들도 마찬가지. 이제 미미를 차지하기 위한 두 부자 간의 기상천외한 싸움이 시작된다.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 ⓒ프레시안무비
<애정결핍이 두남자에게 미치는 영향>의 첫 장면이 동철동과 동현의 극명한 성격을 보여주는 클레이애니메이션이라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만화적'이라는 말은 이 영화의 성격을 가장 핵심적으로 보여주는 단어다. 엉뚱하기 그지없는 인물의 성격에서부터,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벌이는 부자 간의 싸움이라는 단순한 줄거리에 기발한 에피소드를 연이어 가며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것까지. <애정결핍 두 남자>는 지극히 '만화적'인 상상력을 늘어놓는다. 아버지와 미미의 데이트를 방해하기 위해 잠을 자고 있는 동철동의 잠옷을 이불에 꿰매 버리는 동철의 행동이나 이에 복수하기 위해 동철동이 동철에게 수면제를 먹여 가마니에 넣어 꽁꽁 싸맨 후 밥을 굶기는 에피소드는 이 영화가 전적으로 만화적 문법에 기대고 있다는 증거라 할 수 있다. <애정결핍 두 남자>는 만화적 상상력을 통해 기존의 한국영화가 보여주지 못했던 새로운 감각을 펼쳐 보인다. 그 점에 있어서 <애정결핍 두 남자>는 새롭고 신선하다. 그러나 <애정결핍 두 남자>는 만화적 상상력에 기댄 나머지 '영화적'인 것에 대한 고민을 간과하고 있는 듯하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개별적으로 폭소를 이끌어내지만 전체적으로는 매끄럽게 결합되지 못하고 있다.각 에피소드의 만화적 상상력이 너무 강렬해 하나의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흡수되지 못하는 것. 거기다 온 동네 남자들이 미미의 가슴에 열광하고 동물적 욕망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영화는 그 어떤 비판의 눈초리도 보내지 않는다. 그런가하면 미미는 영화 내내 가슴이 훤히 파인 옷을 입고 나와 백치미를 뽐내며 남자들의 음모에 따라 울고 웃는다. 유쾌한 폭소를 자아내던 영화가 불편해지는 순간이다. 부자지간의 정이나 인륜에 상관없이 아버지와 아들을 절대적인 경쟁자로 몰고 가던 영화가 돌연히 이야기의 끝에서는 얌전한 결론을 선택한 것도 어색하게 비춰진다. 불편하고 어색한 이야기 사이에서 이 영화가 가장 빛나는 순간은 동철동과 동현이 <링>, <너는 내 운명>, <올드 보이> 등의 유명 영화를 패러디하는 순간이다. 그 순간만큼은 이 영화가 애초에 의도했던 만화적 상상력의 진가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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