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고이즈미 타카시
출연 테라오 아키라, 후카츠 에리
제작,배급 스폰지 |
등급 전체 관람가
시간 117분 | 2005 |
상영관 메가박스(코엑스) 학창시절 수학을 따분하고 어려운 과목으로만 생각했던 사람이었어도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먼지 쌓인 수학 참고서를 꺼내보고 싶은 생각에 사로잡힐 것이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딱딱한 수학 공식으로 사랑과 삶을 아름답게 풀어낸 영화다. 지루한 수업 시간 머리 속에 밀어 넣으려 애썼던 수학 공식은 아름다운 시의 언어고 공식의 정의는 인생의 참된 진리를 품은 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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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가 사랑한 수식 博士の愛した數式 ⓒ프레시안무비 |
10살 난 아들을 혼자 키우는 미혼모 쿄코(후카츠 에리)는 가정부지만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활기차게 살아간다. 어느 날 쿄코는 아홉 명이나 되는 가정부를 갈아치운 것으로 악명 높은 한 수학 박사(테라오 아키라)의 새로운 가정부로 일하게 된다. 치명적인 교통사고로 단 80분간의 시간만 기억할 수 있는 박사는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산다. 그가 세상과 소통하는 것은 오로지 수학을 통해서 뿐이다. 쿄코를 처음 보자마자 신발 사이즈부터 묻는 박사는 그 숫자에 담긴 신비로운 의미를 알려주고 쿄코는 박사가 말해주는 숫자들의 의미를 통해 세상의 본질을 깨달아 나간다. 박사의 순수함에 동화된 쿄코는 매번 똑 같은 일상을 살아야 하는 그를 야구장, 공원 등으로 이끌며 교통사고 이후 정지된 그의 삶을 일깨워준다. 영화는 정수리가 납작하다고 박사로부터 수학 기호인 '루트'라는 애칭을 받은 쿄코의 아들이 교단에 선 첫 날 아이들에게 어머니와 박사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루트의 내레이션과 함께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영화는 숫자와 수학 공식으로 교감했던 그들의 한때를 서정적인 영상속에 펼쳐놓는다. 그것은 곧 세상과 소통하는 순간이자 새로운 세계로 도달하는 순간들이다. 소수, 무리수, 허수, 우애수와 같은 수학 용어들은 인생의 해법을 전해준다. 박사가 말하는 수학 용어들의 의미는 여느 꽃말보다 낭만적이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의 원작은 2004년 아쿠타가와 수상작가 오가와 요코의 동명소설이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마지막 시나리오로 만든 영화 <비 그치다>로 데뷔한 고이즈미 타카시 감독의 절제된 연출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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