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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로드맵 반발 87명 집단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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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로드맵 반발 87명 집단삭발

"병원노동자 기본권 보장하라"…한국노총 소속 사업장도 참여

보건의료노조 소속 조합원 87명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집단 삭발식을 가졌다. 정부와 한국노총, 경총 등이 합의해 입법예고한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 방안(로드맵)'이 병원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홍명옥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이날 삭발식에 앞서 "온 나라가 북한의 핵실험으로 한동안 떠들썩했지만 우리 병원 노동자들에게 핵무기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바로 로드맵"이라고 주장했다.
▲ 보건의료노조 소속 조합원 1000여 명이 8일 국회 앞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병원노동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로드맵을 폐기하라"고 주장했다. ⓒ프레시안

이번에 합의된 노사관계 로드맵과 관련해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가 3년간 유예됐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이와 더불어 이번 로드맵 합의안에는 공공부문 노동자의 파업권을 가로막았던 직권중재가 폐지되는 대신 필수공익사업장을 확대하고 대체근로를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직권중재가 폐지되더라도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파업이 더 이상 힘을 갖지 못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
▲ 보건의료노조 조합원 87명이 이날 국회 앞에서 집단 삭발식을 가졌다. ⓒ프레시안

홍명옥 위원장은 "직권중재로 인해 보건의료 노동자 투쟁의 역사는 참 기구했다"며 "국제노동기구에서도 폐지를 권하고 있는 악법이 다시 필수공익사업장 확대, 대체근로 허용이라는 괴물로 되살아나고 있다"며 집단 삭발식의 배경을 설명했다.

홍 위원장은 "오늘 삭발하는 조합원 가운데는 결혼을 앞둔 사람도 있다"며 "그러나 '내가 삭발을 해서 로드맵이 폐기될 수 있다면 머리를 밀겠다'고 했던 그 마음을 받아 반드시 로드맵을 폐기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는 민주노총 소속의 보건의료노조의 결의대회였다. 그런데 이 자리에 한국노총 소속 사업장인 연세의료원노동조합 대표단이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강창모 연세의료원노조 사무국장은 "양대 노총이 서로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 반갑지 않은 자리에 함께하게 됐다"며 "비록 서로 다른 상급단체를 두고 있지만 이번 로드맵으로 병원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이 침해를 받게 돼 함께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9일까지 1박2일 동안 국회 앞 농성과 1인 시위 등을 벌이고 있으며 오는 15일 민주노총 총파업에 총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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