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이라크전을 종결하고 바그다드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4명이 영화 '쓰리킹즈'(감독 데이비드 O. 러셀)와 흡사한 상황을 일으켜 미국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바그다드에서 발견된 달러뭉치 가운데 1백만달러를 몰래 빼돌리려다가 쇠고랑을 차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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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4명, 1백만달러 절도**
'쓰리킹즈'는 국내에서도 개봉된 할리우드의 코믹성 전쟁영화로, 주인공인 미군 병사 게이츠(조지 클루니 분)는 91년 걸프전에 참전했으나 전투다운 전투도 하기 전에 전쟁이 끝나버리자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의 보물을 털러나선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에서 게이츠와 다른 3명의 병사들은 우연히 손에 쥔 지도를 통해 사담 후세인이 숨겨둔 금괴의 위치를 알게 된 후 군법을 무시하고 금괴를 찾아 나섰다가 최초로 ‘전투다운 전투’를 경험하게 된다.
이번 미군의 약탈행위가 영화와 다른 점이 있다면 실제상황에서는 모험의 대상이 금괴가 아니라 ‘달러’였고 군법을 어긴 군인들은 영웅으로 대우받는 게 아니라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22일(현지시간)자 뉴욕포스트는 미군 4명이 바그다드가 함락된 후 발견된 현금 미화 7억달러 중 약 1백만달러를 훔치려다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포스트지에 따르면, 체포된 군인들 중 3명은 64기갑사단 공병대대 소속으로 60여만달러 가량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1백달러짜리 지폐로 4백만 달러씩 담긴 철제상자 37개가 발견된 오두막집 부근의 나무에 이 돈을 숨겨 놓았다가 발각됐다.
나머지 1명의 병사는 운전병으로 여단본부로 몰수된 돈을 운반하도록 지시받은 후 30만달러를 훔쳐 가방과 자신이 몰던 트럭에 숨겨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영화 ‘쓰리킹즈’ 후반부는 주인공들이 후세인에 반기를 들고 봉기했다가 갈 곳이 없어진 반군들의 망명을 돕기 위해 자신들이 힘겹게 얻은 금괴를 포기하는 영웅적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해피앤딩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64기갑사단 켄트 라이아드 소령은 이들이 모두 군법회의에 회부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군이 훈련시킨 반군들도 약탈**
포스트지에 따르면, 미군이 직접 훈련시킨 반군인 ‘자유이라크군’ 전사 4명도 후세인 정권시절 주요인사들이 살던 집을 약탈한 혐의로 22일 체포됐다.
체포된 4명은 ‘자유이라크군’ 전사의 복장을 하고 대전차 로켓포를 휴대하고 있었으며 미군들에 의해 체포된 후 포로수용소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육군의 아이빙 하사는 “최근 ‘자유이라크군’ 전사들이 사담 후세인의 친위조직인 바트당 당원들이 거주하던 지역의 집들을 약탈하다 잇따라 체포되고 있다”고 전했다.
영화 '쓰리킹즈'는 미군을 영웅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의 미군은 범죄자일뿐이다. 영화와 현실의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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