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 측은 "흔히 종교적이고 폐쇄적이라고 여겨져 예술적 가치가 알려지지 못했던 영성음악을 대중들에게 선보임으로써 그 예술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한다"고 이번 음악제의 의미를 설명했다.
"마음의 상처 입은 이들이 접해볼 만한 음악"
영성음악은 영어로 '스피리추얼 뮤직'(spiritual music)이라고 일컬어지는 음악장르를 우리말로 번역한 말이다. 다소 낯선 이 장르에 대해 이번 음악제의 총감독을 맡은 박치음 교수(순천대)는 "영성음악을 한마디로 정의하긴 어렵지만 공통적인 특징은 음악을 통한 '치유'를 목적으로 한 것"이라며 "치유란 마음의 병을 회복시켜 정상적으로 돌려놓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박치음 교수는 이어 "한국은 그간 민주화 운동 등을 통해 '사회'를 치유할 대상으로 여겨 왔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인간성'의 치유가 병행되지 않고서는 사회의 변화를 이끌 수 없다고 본다"며 "정작 이 사회를 치유하려고 노력했던 많은 이들의 마음은 상처투성이가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영성음악은 '마음에 상처를 가진 이'들이 한번쯤 꼭 접해볼만한 음악이라는 것. 한국에서는 불교의 범패나 토속신앙의 굿 등에서 영성음악의 뿌리를 찾아볼 수 있다.
"전세계 다양한 영성음악 연주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
'화엄제'는 16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17일엔 구례군 천은사 주변에서 소규모 공연을 진행하며 18일에는 화엄사 대웅전 앞에서 본행사인 음악제를 진행한다. 음악회가 아닌 음악제라고 이름 붙인 이번 행사는 콘서트나 페스티벌 같은 일반적인 공연 방식이 아닌 '제의'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는 유럽, 미국, 인도, 몽골, 일본 등 다양한 국가의 영성음악 연주자들이 초대됐다. 유럽의 대표적인 영성음악가 디첸 샥 닥사이(Dechen Shak-Dagsay)는 세계평화를 위한 음악활동으로 유명하다. 미국 영성음악계를 대표하는 제니퍼 베레잔(Jennifer Berezan)은 여성 영성에 관한 활동으로 대중들에게 알려져 있다.
그밖에도 다큐멘터리 '달라이 라마'의 음악을 작곡하고 연주한 인도의 밀린드 다테(Milind Date), 한국의 '무형문화재 보유자'에 해당하는 '몽골 공훈가수' 아딜비쉬 네르구이(Nergui Adilbish), 일본 전통북 연주자인 마쯔다 세이잔(Matsuda Seizan) 등 국내에서 좀처럼 접해볼 수 없는 연주자들이 초대됐다.
주최측은 "'화엄제'는 불교행사가 아니며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서로서로 깊은 인연으로 얽혀 있다는 소중한 경험을 나누는 열린 마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화엄제' 홈페이지(www.hwaeom.org)에서 알 수 있다. 이번 행사는 초청권을 가진 이에 한해 입장할 수 있으며 초청권 문의는 화엄제 집행위원회(02-745-6112)를 통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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