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와 9개 지역민영방송사가'디지털방송시대의 민간방송간 협력'이라는 취지로 지난 18일 결성한 '민영방송협회'(이하 민방협회, 회장 송도균, SBS사장)가 출범초기부터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언론관련 시민단체, 노조 등은 민방협회가 SBS의 전국네트워크를 위한 사전작업으로 의심된다는 논평과 성명을 지난 주 연달아 내는가 하면, 방송계에서도 경인지역 민방인 iTV를 협회 회원으로 받아들이지 않은 것을 민방협회가 'SBS의 네트워트화를 위한 모임'임을 나타내는 증거로 간주하고 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사장 성유보)은 18일 논평을 내고 "민방협회는 그 설립의 취지를 '민영방송 발전'과 '회원사 친목도모'라고 밝히고 있으나, 우리는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민방협회 설립을 주도한 것은 SBS로 알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언련은 "공익성이 생명인 방송사를 족벌소유화하고 방송의 상업화를 선도해왔던 SBS가 이제 민방협회를 통해 전국 민영방송까지 장악하려는 것이 아닌 가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지역민방과 네트워크협약을 맺는 과정에서 불평등한 협약을 강요해왔던 SBS가 민방협회 창립을 위해 입회비 2천만원, 연회비 9천7백만원에 더해 특별기여금으로 2억원이라는 거금을 선뜻 내놓은 데 대해 이를 '민영방송 발전'에 대한 SBS의 '순수한 의지'라고만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민언련은 "민방협회가 진정으로 지역민방과 전반적인 방송의 발전에 기여하는 조직이 될 것인지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신학림) 지역방송협의회는 이에 앞서 지난 16일 성명을 통해 "민영방송협회는 민영방송의 발전도모라는 그럴 듯한 포장을 하고 있지만 실은 SBS 방송을 개인 일가의 사영족벌로 전락시킨 윤세영 회장이 전국적인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라며 "민방협회는 윤세영 일가를 위한 SBS 네트워크협의회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지역방송협의회는 또 "SBS에 의해 일방적으로 주도되는 민방협회의 창립은 결국 어느 지역민방도 SBS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하고 궁극적으로 방송족벌 윤세영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는데 기여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시민단체 등의 반발에 대해 SBS의 정책팀 관계자는 19일 전화인터뷰에서"우리가 민방협회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은 오해"라며 "이번에 민방협회를 주도한 것은 제주민방이었고 그 절차도 민주적이었다"고 해명했다. 관계자는 "SBS를 전국네트워크화 하려고 민방협회를 결성했다는 일부의견이 있는 것은 알고 있으나 해명이나 대응을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런 SBS측 주장에 대해 한 지역민방 기자는 "제주민방의 대주주인 H사의 소유주는 SBS의 주주 중 한명으로 현재 'SBS프로덕션'의 사장으로 있는 신 모씨"라고 반박하고 "SBS가 부산지역민방 PSB의 주식매집을 통해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여 SBS측 인사를 PSB에 이사로 '파견'보낸 것이나 SBS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편성을 하고 있는 iTV를 민방협회에 가입도 시키지 않은 것을 보면 그 의도가 무엇인지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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