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6자회담, 쓰라린 경험서 배워야"

"미국은 북한 금융제재 증거 없으면 풀어줘야"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2일 북핵 문제와 관련, "다행히 이번에 6자회담이 다시 열리게 된 만큼 지금까지의 쓰라린 경험에서 배워서 현명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김대중 도서관 후원의 밤' 행사에 앞서 사전에 배포한 인사말에서 "미국과 북한이 직접 대화하고 6자회담이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며 이같이 당부했다.

그는 "북한은 핵을 완전히 포기하고 철저한 검증을 받아야 하며 미국은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경제제재를 해제해 줘야 한다"며 "그렇게 하면 문제는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해줬는데도 북한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때는 지금 북한 제재에 주저하고 있는 6자회담 참가국들도 모두 단호한 태도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6자회담에 나서게 된 주요 계기로 알려진 금융 제재와 관련해 "방코델타아시아(BDA)에 있는 북한의 예금계좌 동결과 관련해 미국은 부정의 증거가 있으면 제시해서 책임을 지게 하고 없으면 풀어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북한에게 '자기들을 못 살게 하니까 살기 위해서 핵을 만들었다'는 구실을 주지 않기 위해서도 북한과 대화하고 주고받는 협상을 해야 할 것"이라며 "정말로 미국이 북한의 변화를 바란다면 북한 핵을 포기시키는 동시에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경제적 활동의 자유를 줘야 한다"고 미국에 유연한 태도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