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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의 '인동초' 인생사를 한 눈에

김대중 도서관, 2일 '전시실' 오픈

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 관련 사료를 전시하는 기념 공간이 문을 연다.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 위치한 연세대학교 김대중 도서관은 도서관 내 1,2층에 전시실을 설치하고 오는 11월 2일 개관식을 갖는다. 개관식에 앞서 31일 언론에 내부 모습을 공개해 미리 둘러봤다.

김대중 도서관 1층 정문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김 전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진 검정 대리석 벽면이 보이고 그 옆으로 시작되는 전시실은 '동교동'(DJ)이 한국 정치사의 한 축을 이루는 상징이었음을 보여주듯, 김 전 대통령의 동교동 자택 미니어처가 관람객들을 가장 먼저 맞이한다.

김 전 대통령은 1963년부터 동교동에서 거주했고, 1995년 일산으로 이사했으나, 대통령 퇴임 후 다시 동교동으로 돌아왔다.
▲ 김대중 도서관 로비 전시실 입구 대리석 벽면에 설치된 김대중 전 대통령 모습을 그린 벽화.ⓒ프레시안

DJ의 '인동초' 인생 한 눈에

전시실의 기본 동선은 시대 순으로 이어진다. 전남 신안군 하의도 고향과 목포상고 시절부터 목포일보 사장(1950~52년)을 지낸 뒤 동아일보, 경향신문, 사상계 등에 기고를 하던 언론인 시절, 목포에서 처음 출마했던 1954년까지 목포시절이 한 장을 이룬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이 일제시대에 재학한 학교에서 받은 상장이나 부학급장 임명장 등을 수십 년이 지나도록 그대로 보관해 오고 있던 점이 눈에 띈다.

목포시절을 지나 모퉁이를 돌면 본격적으로 중앙정치 무대로 진출한 시절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그는 3번의 낙선 끝에 61년 강원도 인제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나, 5.16 쿠데타로 활동은커녕 의원 선서도 제대로 못했다.
▲ 1964년 5시간 19분 연설로 받은 기네스 증서.ⓒ프레시안

그 중에 눈에 띄는 것은 한 장의 '기네스 증서.' 1964년 김준연 의원이 한일국교협상과 관련해 박정희 정권이 "비밀회담을 통해 일본자금 1억3000만 달러를 수수했다"는 발언을 해 박 전 대통령이 국회에 김 의원에 대한 구속동의를 요청했고, 당시 국회의원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구속동의안을 저지하기 위해 국회에서 무려 5시간19분 동안 쉬지 않고 연설을 했는데, 이것이 '최장시간 국회연설'로 기네스북에 오른 것.

71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온갖 부정선거 의혹에도 46%를 득표해 박정희 정권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이후 김 전 대통령의 본격적인 수난사가 시작된다. 72년 유신이 선포되자 일본으로 망명하게 되고 73년 8월에는 납치사건이 일어난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져 다시 동교동으로 돌아오나 연금 상태에 빠진다.

전시실에는 71년 대선 출마 당시의 포스터와 당시 직접 손으로 쓴 공약집, 73년 일본에서 결성한 한국민주회복통일촉진국민회의(한민통)에 대한 사료들이 전시돼 있다. 또 1978년 서울대병원에 감금돼 있던 당시 썼다는 '못으로 쓴 편지'도 전시돼 있다.

▲ 대중집회 연설 장면과 71년 대선 당시의 선거포스터.ⓒ프레시안

옥중서신, 못으로 쓴 편지 등 각종 사료 전시


79년 박 전 대통령이 김재규에게 죽음을 당한 뒤 '서울의 봄'이 찾아오지만 김 전 대통령에게는 더 큰 시련이 닥친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 정권에 의해 사형을 선고받고, 기나긴 투옥이 시작된다. 이 때(80~82년) 감옥에서 쓴 '옥중서신'들이 유명하다. 전시실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친필 옥중서신들을 볼 수 있다.

김 전 대통령의 동반자이자 동지였던 이희호 여사를 위한 전시 공간도 별도로 마련돼 있다. 이 여사가 김 전 대통령이 감옥에 있을 때 보낸 편지들, 직접 떠서 보내 준 털옷과 모자·장갑들, 시위에 사용했던 우산, 대학 시절 작성했던 노트 등이 전시돼 있다.

김 전 대통령의 인생의 하이라이트라면 단연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당시의 남북공동선언문 사본이 서명에 사용된 만년필과 함께 전시돼 있으며, 이를 보도한 <뉴스위크>지와 북한 <로동신문> 등도 전시돼 있고 영상자료가 상영된다.
▲ DJ가 만난 많은 주요 인사들의 사진이 걸려 있고, 문익환 목사의 사진도 걸려 있다.ⓒ프레시안

다시 코너를 돌면 대통령 재임기간 동안 받은 각종 훈장들과 그의 인생에서 만난 중요한 인물과 함께 찍은 사진이 전시돼 있다. 세계 각국 정상들과 만나는 장면, 재야시절 세계 유수 정치지도자들과 만나는 장면 등의 사진이 한 쪽 벽에 빼곡히 전시돼 있는데, 그 중 버스를 타고 떠나는 고 문익환 목사를 배웅하는 장면의 사진이 인상적이다.

하의도에서 노벨평화상까지

1층 전시실 마지막 코너에는 2000년에 받은 노벨평화상 상장과 기념주화, 우표, 메달 등이 전시돼 있고, 전시실 끝에는 넓은 공간 벽면에 사람의 움직임에 반응해 그려지는 벽화가 있는데, 사람이 앞에 서면 김 전 대통령의 상징인 '인동초'가 피어 자라난다.

이밖에 1층에는 빌 게이츠가 선물한 휴대전화, 서태지가 선물한 CD, 아키노 여사가 기증한 타자기, 김 전 대통령이 직접 읽었던 도서관 기증 책 등이 전시돼 있으며, 대통령 집무실로 꾸며놓은 곳에서는 관람자가 직접 앉아 사진을 찍어 출력할 수 있게 해놨다. 김 전 대통령의 활약이 담긴 영상도 상영된다.
▲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감옥에 투옥돼 있던 시절 썼던 '옥중서신'.ⓒ프레시안

1층 전시실을 나와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다보면 대통령 퇴임 후의 활동을 담은 사진들이 나란히 걸려 있으며, 2층 전시실에는 김 전 대통령이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외국의 국가 원수나 유명인사들로부터 받은 선물들이 전시돼 있다. 이는 공직자 선물로 국가 재산이지만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대여해 전시하고 있다.
▲ 이희호 여사를 위해 마련된 공간.ⓒ프레시안

관람 편의를 돕기 위해 관람용 PDA가 지급되는데, PDA는 한국어와 영어 서비스가 되며 한국어 안내는 배우 손숙 씨의 목소리로 설명이 된다. 지하 1층에는 김 전 대통령이 직접 기증한 장서들을 열람할 수 있는 열람실과 카페형 공간이 마련돼 있다.

김대중 도서관은 김 전 대통령이 자신이 갖고 있던 장서 1만6000여 권과 각종 국정운영 사료와 함께 도서관 시설을 2003년 연세대학교에 기증하며 문을 열게 됐다. 현재 각종 사료 수집 등 도서관 업무 외에도 학술자료 편찬, 연구활동 지원, 국제 심포지엄 개최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일반 개인은 자유롭게 전시실을 관람할 수 있으나, 10명 이상의 단체관람의 경우 예약(kdjlibrary@yonsei.ac.kr)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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