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박은형, 오달균 |
출연 유승호, 김향기, 달이
제작 화인픽스, SBS 프로덕션 |
배급 쇼박스
등급 전체가 |
시간 97분 |
상영관 메가박스, CGV, 스타식스 등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광고계의 3B (미인,아기, 동물) 원칙은 영화에도 그대로 통용된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 영화에서 3B 중 유독 취약했던 부분은 동물이었다. 할리우드에서는 이미 30, 40년대부터 <렌틴틴><래시> 등 명견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제작됐던 데 비해, 국내에서는 연기 전문 동물과 트레이너의 부족으로 제대로 된 동물영화들이 만들어지기 어려운 여건이었다. 95년 개봉됐던 박중훈 주연의 개 소재 영화 <꼬리치는 남자>의 경우 할리우드에서 전문 개연기자를 공수해왔지만 완성도 면에서 매우 실망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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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프레시안무비 |
그러나 올해는 한국 최초의 경마영화 <각설탕>에 이어 애견영화 <마음이>란 두 편의 의미 있는 동물영화가 선보인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두 영화에서 주인공 말 천둥이와 개 마음이의 연기는 더 이상 나무랄 데 없을 만큼 감동적이다.<각설탕>과 <마음이>는 이제 우리 영화계도 동물영화를 만들 수 있는 노하우를 갖추게 됐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작품들이란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동물영화의 플롯은 사실 천편일률적이다. 대부분의 동물영화들은 사람보다 더 많은 사랑을 가진 동물들의 희생정신을 강조하는 줄거리로 이뤄지게 마련이다. 관객들의 기대치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영화의 흥행 성공 여부는 동물들의 사랑스런 모습을 얼마나 많이 담아내는가, 그리고 동물과 인간의 교감을 얼마나 애절하게 표현해내는가에 좌우되게 마련이다. <마음이> 역시 이 같은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로부터도 버림 받은 11살 난 소년 찬이(유승호)는 어린 여동생 소이(김향기)와 단둘이 산다. 소이는 늘 '오빠 미워'라며 칭얼거리만 하는 울보다. 그런 남매의 유일한 가족이자 친구는 래브라도 리트리버종 개 마음이(달이)뿐이다. 마음이는 사려깊고 차분하며 애잔한 눈으로, 철없는 소이와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린 찬이를 늘 지켜본다. 하지만, 세 식구의 행복했던 시간은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너무 일찍 끝나버린다. 찬이는 마음이를 매몰차게 외면하고, 마음이는 온갖 시련에도 불구하고 그런 찬이를 끝까지 지켜주기 위해 애쓴다. 영화는 예상대로 눈물샘을 한껏 자극한다. 강아지에서 듬직한 성견으로 자라나는 마음이의 성장과정도 사랑스럽다. 그러나 후반부에 전개되는 찬이와 마음이의 갈등은 다소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마음이에게 커다란 죄책감의 굴레를 씌운 설정은 동물에게 지나치게 인간의 감정과 시각을 투영한듯해 아쉽다. 시골 마을에서부터 부산까지 달려온 마음이가 복잡한 도심 한복판에서 찬이와 극적으로 재회하는 것 역시 극의 전개상 필요했겠지만,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설정이라고는 하기 어렵겠다. 일본 영화 <우리 개 이야기>에서 아픈 소년과 떠돌이개 포치의 에피소드 경우, 포치의 행동에 대해 무심한듯한 시선을 섬세하게 유지한 결과 소년과의 엇갈린 만남이 더욱 더 애절하게 다가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마음이>는 달이의 탁월한 연기력과 큰 욕심내지 않은 차분한 연출력 덕분에 개를 사랑하고, 개와 감정을 나누고 싶은 애견인들에겐 실망스럽지 않은 영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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