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역사(驛舍·사적 284호)를 미술관으로 탈바꿈시키는 방안이 관련 부처에서 검토되고 있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23일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을 일반인이 찾기가 무척 어렵다"며 "옛 서울역을 오르세미술관처럼 근대 미술관으로 탈바꿈시켰으면 한다"고 밝혔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유 청장은 지난 17일 국정감사에서도 이같은 의견을 밝힌 바 있다.
1986년 개관한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미술관은 철도역을 개조한 미술관이다. 또 독일의 베릴린에 지난 90년대 중반에 개장한 '함부르거 반호프'도 사용되지 않던 철도역을 전시공간으로 활용한 탁월한 사례다. 역사뿐만 아니라 객차 계류장 같은 곳까지 전시공간으로 활용할 경우 옛 철도역은 공간이 탁 트이고 지붕이 높아 대형 작품들을 전시하기에 제격이어서 세계적으로도 전시공간으로 재활용되는 사례가 많다.
이와 관련해 문화재청 관계자는 "소유권이 철도공사에서 문화재청으로 넘어오면 미술관으로 활용하는 게 어떻겠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래 소유권이 10월말에 넘어올 예정이었으나 아직 전혀 논의가 안 되고 있다"며 "우리 소유권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 구체적인 안을 심의할 단계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화관광부는 옛 서울역을 문화 공간으로 재활용하자는 데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미술관으로 사용하기엔 비좁아 부적절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문화부는 옛 서울역을 문화유산으로 보존하되 박제된 공간이 아니라 일상의 활력이 넘치는 문화 공간이 돼야 하며 수익성을 내는 사업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활용 기본 원칙'으로 삼는다는 입장.
1925년 9월 준공된 지하 1층 지상 2층 건물인 옛 서울역은 원래 철도청 소유였지만 철도청이 한국철도공사로 민영화되면서 국유재산인 이 건물은 문화재청 소유로 넘어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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