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429마리, 2002년 577마리, 2003년 940마리, 2004년 2436마리, 2005년 3241마리의 야생동물이 고속도로에서 차에 치여 죽었다.
한국도로공사가 생태통로 설치 등 야생동물 로드킬(road kill) 방지 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실제 로드킬은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의원은 23일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도로공사가 지난 2001~2005년에 165억 원을 들여 생태통로 17개소, 유도펜스 116km를 설치하고 수목 6만 주를 식재하는 등 야생동물 로드킬 방지 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로드킬 감소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사업추진 방식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005년 하루 평균 8.9마리 야생동물 사망
이 의원에 따르면 작년에는 하루 평균 8.9마리의 야생동물이 로드킬을 당했다. 이 중 고라니가 1779마리(54.9%)로 가장 많았고, 이어 너구리 876마리(27%), 토끼 366마리(11.3%) 순이었다.
지난해 로드킬 발생 건수를 고속도로 노선별로 보면 △중앙선(부산-춘천) 710마리 △서해안선(무안-서울) 517마리 △호남선(순천-천안) 430마리 △중부선(통영-하남) 381마리 △영동선(인천-강릉) 311마리 순이다. 로드킬을 고속도로 길이와 비교해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고속도로 1km당 1.2마리의 야생동물이 사망했다.
"로드킬 감소시킬 수 있는 종합대책 마련해야"
이처럼 로드킬이 줄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이낙연 의원은 불충분한 생태조사, 생태통로의 잘못된 조성 방식, 로드킬 방지시설 설치 시기의 문제, 전문가 평가 미실시 등을 꼽았다.
생태통로 조성에 가장 기본이 되는 생태조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최대한 자연환경에 가깝게 시공돼야 하는데 콘크리트가 그대로 드러난 부분도 있는 등 조성 방식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것.
이 의원은 또 "생태통로의 설치 시기를 고속도로 준공 직전으로 잡고 있는 것도 문제"라면서 "공사 측은 준공 전에는 차량이 다니지 않기 때문에 생태통로 등 로드킬 방지시설을 미리 설치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전에는 길을 넘어 다녀도 되고 개통이 되면 건너지 못한다는 사실을 야생동물들이 알 턱이 없다"고 생태도로 설치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생태통로 설치 5년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전문가에 의한 검증이나 평가를 실시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도로공사는 중장기 계획에 전문적인 연구를 포함시켜 로드킬을 실질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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