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브렛 래트너
출연 휴 잭맨, 할리 베리, 이안 맥켈런
시간 103분 |
화면비율 애너모픽 1.85:1
오디오 돌비 디지털 EX 5.1, DTS-ES | 폭스 | 2006년 <엑스맨> 시리즈는 그야말로 '돌연변이' 블록버스터였다. 브라이언 싱어가 연출한 <엑스맨> 1편과 2편은 기존의 미국식 슈퍼 히어로물과는 상당히 달랐다. 영화에 등장하는 초인적인 영웅들은 바로 그 초능력으로 인해 끊임없이 고뇌하는 인물들로 그려졌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 대해 언급하는 듯한 설정들, 대단히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플롯, 선과 악의 경계가 불분명한 다양한 캐릭터와 사건들은 <엑스맨> 시리즈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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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3: 최후의 전쟁 X-Men: The Last Stand ⓒ프레시안무비 |
하지만 <엑스맨 3: 최후의 전쟁>의 제작 과정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감독으로 내정됐던 브라이언 싱어가 <수퍼맨 리턴즈>를 연출하기 위해 워너로 떠났던 것. 그러자 제작사 폭스는 브렛 래트너를 영입해 3편의 연출을 맡겼다. <엑스맨>의 골수 팬들은 그다지 개성이 없어 보이는 미국식 오락영화 감독 브렛 래트너가 이 영화의 수장이 된다는 사실을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았다. 전편의 배우들이 다시 뭉치고 새로운 캐릭터가 추가되긴 했지만, 브라이언 싱어의 부재는 치명적인 약점이 아닐 수 없었다. 어쨌든 올 여름 가장 기대되는 블록버스터 중 하나였던 <엑스맨 3: 최후의 전쟁>은 흥행에는 성공했다. 돌연변이 치료제 '큐어'가 발명되자 사비에 교수와 매그니토가 이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지게 되고, 결국 매그니토가 이끄는 돌연변이 군단이 혁명을 노린다는 설정은 아이디어가 괜찮았다. 캐릭터들의 진화 과정도 흥미로웠고, 스펙터클은 더욱 막강해졌다. 물론 전편들만큼 맛깔스럽고 세련된 연출력이 빛나는 것은 아니었지만,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는 등 유명세도 톡톡히 치렀다. 그간 <엑스맨> 시리즈는 DVD 타이틀도 마니아들 사이에 큰 화제를 모았다. 이번에 발매된 <엑스맨 3>의 DVD 역시 '레퍼런스 타이틀'로서 손색 없는 완성도를 갖추고 있다. 일단 본편 디스크는 '브라더 후드에 가입하기'와 '최후의 전쟁에 참가하기'라는 두 개의 메뉴로 나뉘어 있다. 브렛 래트너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 잭 펜, 사이먼 킨버그가 함께 한 음성해설, 그리고 제작자인 에이비 애러드, 로렌 슐러 도너 등이 함께 한 음성해설 등 두 개의 코멘터리를 들을 수 있다. 또한 풍성한 삭제 장면과 또다른 엔딩 장면은 <엑스맨> 골수 팬들의 상상력을 더욱 자극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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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3: 최후의 전쟁 X-Men: The Last Stand ⓒ프레시안무비 |
서플먼트 디스크는 그 어떤 타이틀 못지않게 풍성한 스페셜 피처로 채워져 있다. 먼저 '다큐멘터리' 메뉴에는 3편의 튼실한 메이킹 다큐멘터리가 담겨 있다. '브렛 래트너 감독의 제작일지'(41분)는 래트너 감독이 현장에서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빠른 호흡으로 편집한 홍보성 짙은 영상물이다. '<엑스맨>: 3부작의 진화'(45분)는 제목 그대로 <엑스맨> 시리즈의 탄생과 발전을 순차적으로 엮으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인터뷰를 곁들인 유용한 자료이며, '<엑스맨 3: 최후의 전쟁> 전율은 계속된다'(21분)는 이번 3편에 대한 제작진의 인터뷰를 주로 담고 있다. '미니 다큐멘터리' 메뉴에는 먼저 '<엑스맨> 밀착 취재'가 돋보인다. 3편에 등장하는 16명의 주조연 돌연변이 캐릭터들을 철저하게 분석한 서플먼트다. 마치 마블 코믹스의 오리지널 만화를 인용한 컬러풀한 메뉴 디자인을 바탕으로, 각 캐릭터들이 보유한 초능력과 전사(前史), 다채로운 사진과 현장 메이킹 필름을 곁들인 충실한 자료다. '장면분석: 골든 게이트 브릿지'(12분)는 매그니토와 돌연변이 군단이 금문교 교각을 끊어서 알카트라즈 감옥으로 향하는 장면의 특수효과를 설명한 메뉴. '프리비즈 애니메틱'은 극중 20개 장면의 사전 시각화 자료로 쓰인 3D 콘티를 수록했는데, 음악과 대사 등 사운드를 고스란히 입혀 마치 3D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엑스맨>의 정치학을 비롯해 의상, 분장, 무기의 종류, 무대 장치, 와이어 액션 등 영화를 이루는 각각의 요소들을 간략하게 설명한 짧은 영상물인 '비네트'도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엑스맨>의 원작자 스탠 리의 카메오 장면을 설명하고, 브렛 래트너의 파트너인 편집자 마크 헬프리치가 <엑스맨 3>의 편집 원칙을 해설하는 '블로그' 메뉴에도 볼거리가 많다. <엑스맨 3: 최후의 승자>는 영화 자체로서는 큰 매력이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 DVD는 <엑스맨> 시리즈가 블록버스터로서 어떤 의의와 개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궁금해 하는 진지한 관객, 그리고 현대 영화 제작 테크놀러지의 첨단을 알고자 하는 영화학도, 그리고 아메리칸 코믹스와 <엑스맨> 시리즈의 팬들에게는 너무도 유용한 수많은 정보로 가득한 타이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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