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 파장 속에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북한 조선사회민주당(이하 '사민당')의 초청을 받고 방북과 관련한 실무 접촉에 돌입했다. 지난해에도 사민당의 초청으로 지도부가 방북한 바 있으나 이번 2차 방북은 시기적으로 위중한 상황에서 추진된 것이어서 특히 귀추가 주목된다.
"당의 역할 확인할 수 있는 계기"
민노당 박용진 대변인은 12일 "핵실험 이후 조성된 엄중한 상황에서 조선사회민주당의 초청이 한반도 평화 실현이라는 당면 과제를 실현하고, 평화정당으로서 당의 역할을 국민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계기라고 보고 사민당의 초청을 수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한반도 비핵화 원칙과 이번 북핵 사태의 평화적 해결방안, 그리고 이를 위한 남북 정당의 역할 등 포괄적인 의제를 논의하겠다"며 "이를 위해 북한의 고위급 당국자와의 면담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노당은 김정일 위원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의 면담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으나 당 자체적으로도 실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박 대변인은 "사민당의 이번 초청은 핵실험 이전인 지난 2일 이뤄졌으며, 오는 24일부터 4박5일 간의 일정으로 방북해 달라는 것이 그 내용이었다"며 "하지만 한미 FTA 3차 협상 등 국내 현안과 일정이 겹쳐 오는 31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방북하겠다는 계획을 실무협상을 통해 전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민노당과 사민당은 오는 13일 금강산에서 실무접촉을 갖고 의제와 구체적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UN 결의안이 방북 성사의 관건
일단 민노당은 중국 베이징을 통해 입국하는 방안 등을 두고 통일부와 의견을 교환하고 있지만, 금명간 채택될 유엔의 대북 제재결의안의 제재 수준이 방북의 성사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 대변인은 "만일 전면적인 대북 봉쇄가 실현되면 방북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며 "하지만 유엔의 제재가 베이징을 통한 방북이 가능한 수준이라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당내에서는 방북의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최고위원 회의에서 일부 최고위원들은 친북세력으로 낙인 찍힐 수 있다는 '역풍론', 사민당이 북한을 공식적으로 대표하는 당이 아니라는 점, 이로 인해 북한 핵실험 문제를 실질적인 의제로 올리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반대론을 폈다.
김기수 최고위원은 "왜 조선노동당 혹은 북측 당국이 아닌 조선사회민주당인가에 대한 우리 나름대로의 답이 있어야 한다. 현재 민노당이 북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통로나 수단을 거의 가지고 있지 못하거나 극히 제한적이라는 현실적 어려움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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