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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파이널 컷 Final cut

감독 오마르 나임 출연 로빈 윌리엄스, 미라 소르비노, 짐 카비젤 수입,배급 ㈜미로비젼 | 등급 12세 이상 관람 시간 95분 | 2004년 | 상영관 용산 랜드 시네마 조이칩은 탄생부터 죽음까지 한 사람의 인생을 기록한 기억장치다. 태어남과 동시에 이식된 조이칩의 영상은 그 사람이 죽은 후 그에 대한 추억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앨런 해크먼(로빈 윌리엄스)은 이 조이칩을 편집해 타인의 삶을 재구성하는 편집자, 곧 '커터'다. 유능한 커터인 앨런은 다양한 인생을 조합하면서 사람들에게 영원히 간직할 감동을 준다. 그러나 추한 인물을 아름답게, 별볼일 없는 삶을 위대하게 만들면서 그의 일은 단순한 재구성이 아닌 '조작'이 된다.
파이널 컷 Final cut ⓒ프레시안무비
<파이널 컷>은 한마디로 무수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기억을 영원히 봉인할 수 있을까?'에서 '죽은 자의 기억을 소장하면 살아남은 자는 행복할까?''삶과 죽음의 경계는 달라질 수 있을까' 등등까지. 질문에 대한 답은 영화 중간중간 드러난다. 앨런이 편집한 사람들의 인생은 생전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특히 사회적으로 부패한 사람들의 조이칩을 편집할 때 앨런의 일은 더없이 비윤리적으로 비춰진다. 살아남은 자들은 죽은 가족이나 연인의 조이칩 영상에 집착하며 현실을 견뎌내지 못한다. 하지만 영화가 너무 많은 질문을 던진 탓인지 뚜렷한 하나의 결말을 내지는 못하는 느낌을 준다. 철학적으로 파고들었던 물음들에 비해 영화는 해답을 못찾고 다분히 우왕좌왕하며 끝나버리는 느낌을 준다. 영화는 앨런이 어떤 사람의 조이칩 영상을 편집하는 도중 과거에 그가 만났던 인물을 발견하는 장면에서 방향을 미스테리 스릴러쪽으로 급선회하기까지 한다. 어린 시절 겪은 사고로 죄책감에 시달려 왔던 앨런은 그 영상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자신의 기억에 의문을 품게 된다. 자신의 기억이 과연 정확한 것이었을까? 그 기억은 진실일까? 앨런은 기억을 되돌려보기 위해 그 자신이 테크놀로지의 힘을 빌리게 된다. <파이널 컷>의 기억에 관한 이야기는 작년 미셸 공드리의 <이터널 선샤인>을 연상시킨다. <이터널 선샤인>은 <파이널 컷>과는 달리 기억을 지우는 연인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파이널 컷>은 그 영화의 역 버전이라고도 할 수 있다. <파이널 컷>은 SF와 스릴러를 적절히 혼용해 기발한 상상력의 이야기를 그럴 듯한 현실로 풀어내려 애쓴다. 그러기까지는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가 한 몫을 했다. 냉철하지만 과거의 상처로 한 순간 무너지는 인간의 모습을 표현해낸 로빈 윌리엄스와 오랜만에 보는 미라 소르비노의 연기는 영화의 중심을 잡는데 큰 역할을 했다. 대학시절 다큐멘터리 연출로 주목 받았던 감독 오마르 나임은 이번 영화로 데뷔한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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