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했던 추석 극장가의 승자가 밝혀졌다. 바로 <타짜>가 그 주인공. 지난 주말 서울에서만 36만 관객을 동원한 <타짜>는 전국 누계 384만을 기록하며 추석 연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타짜>는 연휴 시작과 동시에 스크린 수를 기존 507개관에서 620개로 늘리는 '올인 전략'을 택했다. 그리고 그 전략은 여지없이 적중했다. 같은 주말 개봉한 한국 영화들 뿐 아니라 한 주 먼저 개봉한 <가문의 부활>을 멀찌감치 따돌리며 흥행파워를 과시한 것. 이번 추석 한국영화들 중 유일하게 18세 이상 관람가였던 <타짜>의 흥행 원동력은 뭐니뭐니해도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 그와 더불어 최동훈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과 배우들의 호연이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추석 극장가를 석권하게 됐다. 개봉 전 이미 평단의 지지를 받았던 <타짜>는 연휴기간 관객의 지지를 확보하면서 벌써 속편 제작이 거론되고 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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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외에는 큰 이변이 없었다는 것이 이번 추석 극장가의 특징이라면 특징. 2, 3, 4위는 각각 <가문의 부활>과 <라디오 스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차지했다. 모두 연휴 동안 관객이 몰릴 것이라 예상됐던 작품들. <가문의 부활>은 1, 2편과 같은 폭발적인 흥행력을 보이진 못했지만 추석 강자 가문 출신답게 서울 주말관객 13만 여명을 추가로 동원하면서 전국 누계 300만을 넘어섰다. 오히려 <라디오 스타>의 흥행부진이 눈에 띈다. 개봉직후 평단과 관객들의 고른 지지를 얻은 <라디오 스타>는 1위를 놓고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이라 예상됐었다. <라디오 스타>는 3위에 오르기는 했으나, <타짜>와 <가문의 부활>에 밀려 예상보다 적은 스코어인 전국 누계 관객 86만여 명을 동원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유일한 멜로 영화였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전국 스크린 수 250개관을 유지하면서 꾸준히 관객을 모아 개봉 3주차임에도 4위에 올랐다. <우행시>는 전국관객 300만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한국영화들의 치열한 다툼 속에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앤트 불리>는 아이들의 동심을 사로잡아 예상 밖의 5위를 차지했다. 전국 94개관에서 개봉된 것을 고려할 때 <앤트 불리>의 전국 누계 24만 명은 짭짤한 성과로 평가된다. 반면, <구미호 가족>과 <잘 살아보세>는 추석 민심을 사로잡는데 실패했다. 충무로의 본격적인 뮤지컬 영화로 관심을 모은 <구미호 가족>은 지난 주말 서울 관객 단 3만 여명을 불러 모으며 승부에서 멀어졌고, <잘 살아보세>는 성룡의〈B.B프로젝트>보다 적은 수인 1만 5천 여명의 관객을 모으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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