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9일 핵실험을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와 관련한 시민단체들의 긴급 성명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북한의 핵실험을 강하게 규탄하면서도 '핵보유 시위'를 감행하기까지 북한을 궁지로 몰아간 미국의 외교 정책 역시 싸잡아 비판했다.
"한반도 주민 안전 볼모로 한 핵실험 규탄한다"
참여연대는 이날 "북의 핵실험은 한반도 주민들을 치명적인 핵위협의 볼모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반도와 주변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이는 남북이 서로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선언과 6.15공동선언의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라며 "이런 북한의 태도는 주변국들의 군비증강을 부추기는 빌미가 되어 오히려 한반도 전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음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또 참여연대는 "북한에 대한 악의적 무시, 배제와 무대응의 결과가 북의 '핵보유 시위'에 빌미와 근거를 제공했음을 직시해야 한다"며 "미국을 필두로 하는 이런 악의적 무시가 계속될 경우, 북한은 더욱 높은 단계의 긴장국면을 유발하는 선택을 할 수 있음을 그간의 과정이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북한 당국의 오판과 도발은 미국 부시행정부와 일본의 대북압박과 제재가 부추긴 측면도 없지 않다"며 "우리는 북핵 사태를 주변국과 국제사회의 동요에 휩쓸리지 말고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한국의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당파와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일관되고 차분하게 북핵 사태의 평화적 해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해결의 핵심은 포괄적 일괄 타결"
녹색연합은 성명을 통해 "북한은 핵실험을 강행함으로써, 자신들이 행할 수 있는 최후의 선택을 취했다"며 "이제 남은 것은 이에 대해 한국,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어떻게 답할 것인가라는 문제"라고 밝혔다.
녹색연합은 "어떤 선택이든 무력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며 "한반도에서 무력이 사용되는 순간, 수백만 이상의 무고한 죽음을 피할 길이 없음을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녹색연합은 "문제 해결의 핵심은 북·미간 발생한 다양한 문제를 모두 상정해 놓고 한꺼번에 풀어가는 포괄적 일괄 타결"이라며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는 부시 정부가 들어서면서 포괄적 일괄 타결 시도가 수포로 돌아간 점을 미국은 명심하고 대화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대북 금융제재 조치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핵 관련 행동 중지하고 6자회담 복귀하라"
한편 경제정의실천연합 통일협회는 "이번 북한의 핵실험은 동북아 및 세계 평화와 안보에 위협적인 행위임이 분명하다"며 "남북관계에서 보면 1992년 한반도 비핵화선언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었으며,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한 대북 포용정책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라고 밝혔다.
또 경실련은 "중일 정상회담과 한일 정상회담, 이어 한중 정상회담 등이 연이어 진행되는 시점에서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 노력을 일거에 무산시키고 스스로 고립과 파멸의 길로 나아간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북한에 대해 핵 프로그램과 관련된 모든 행동을 중지하고, 6자회담 복귀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한국정부는 북한의 핵실험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는 매우 엄중한 사안으로 대북정책의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무엇보다 협상과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이 필요하며 북한의 태도를 변화시키고 설득할 수 있는 역할과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근본적인 해법 모색을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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