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과 교육관련 시민단체들이 지난 주 학교급식으로 인해 서울과 수도권 중·고생 1천5백여명이 집단식중독에 걸린 것과 관련, 서울시 교육청을 방문해 책임자에 대한 문책과 급식문제의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사진>
***“유인종 교육감은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 하라”**
학교급식네트워크, 참교육학부모회 등 교육관련 시민단체들은 31일 낮 교육청 앞에서 “서울과 경기지역 중·고교에서 지난 26일과 27일에 연이어 발생한 학생들의 집단식중독 사태는 현재 서울지역의 중, 고생 급식을 백퍼센트 위탁업체에 맡긴 체제에서는 당연히 빚어질 수밖에 없는 인재였다”며 “획일적인 급식 정책을 편 유인종 교육감은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집회에 참석한 학부모들도 “이번 집단식중독 사태는 이윤을 목표로 하는 기업중심의 ‘위탁급식제도’가 학생들에게 안전한 급식을 보장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며 “안정성에 대한 고려 없이 위탁급식을 강제한 교육청과 관리에게도 그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항의집회에 참석한 학부모 김정명신씨는 “우연히 한 학교의 서무실에 들렀더니 ‘아이들이 나가서 간식 사먹고 탈난 것을 학교급식 탓으로 몰리지 않게 조심하라’는 것이 ‘사후대책’ 이었다”며 “도대체 아이들을 대하는 학교와 당국의 태도가 이렇게 불신과 무사안일에만 빠져 있을 수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지금 학부모들 기분이 어떤지 아느냐"**
경기지역 학부모라는 이은정씨는 “일부 업체는 아이들에게 재고 쌀로 밥을, 폐기직전의 재료를 가지고 만든 반찬을 제공했다는 말이 있다”며 “당국이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에 대한 철학이 너무나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심재옥 서울시의회 의원(민주노동당)은 “자라는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아이들을 충분히 공공역역에서 돌볼 수 있는 데도 시장논리에 맡기더니 이런 일이 터졌다”며 “앞으로는 ‘밥이 하늘’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아이들에 대한 급식만이라고도 공공역역이 확실하게 책임을 져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아직 날도 쌀쌀한데 이런 일이 났으니 앞으로 음식이 쉽게 상하는 여름이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나겠냐?”고 반문하고 “고등학생들은 3년간 하루 두 끼는 학교에서 먹는 실정인데 지금 학부모들 기분이 어떤지 아느냐”며 "교육청 간부들에게 아이들이 먹은 것과 같은 음식을 먹이면 무슨 말을 할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학부모들, ‘지정급식제도’선호**
학부모들이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학교로부터 위탁받은 기업이 학교 급식을 운영하는 ‘위탁급식제도’는 결국 기업이 많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질 낮은 재료를 학생들의 급식에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학부모들과 시민단체는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 학교별로 학부형들의 도움을 받아 자체적으로 급식제도를 운영하는 ‘지정급식제도’를 시행할 것을 교육청에 계속 요구 했으나 교육청은 예산부족과 구조 긴축을 빌미로 ‘위탁급식제도’를 계속 강행했고 급식업체들은 그 ‘안전망’ 속에서 질 낮은 식품을 학생들에게 공급하다가 이번과 같은 사고를 불렀다는 것이다.
학부모들과 시민단체들은 집회를 마치며 “급식관련 공무원과 학교 관리자, 위탁급식업체 관계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 처벌과 함께 학부모 및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위생점검단’을 구성해 학교급식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 과 직영급식체제로의 전환을 이뤄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교육청 관계자,“문제를 일으킨 업체들은 당연히 처벌을 받을 것”**
이번 집단식중독에 대해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주장에 대해 “식중독 증상을 보인 학생들의 숫자는 식중독이 발견되고 나서 학생들에게 학교별로 ‘배가 아픈 사람은 손을 들라’고 해서 모은 것이기 때문에 피해학생 숫자에 허수가 많은 것도 사실”이라고 해명하고 “이번에 문제를 일으킨 업체들은 당연히 처벌을 받을 것이고 앞으로 학교관련 급식업체에서 제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아이들 음식에 이상이 생기면 업체 스스로도 어떤 결과가 올지 알기 때문에 학부모님들이 걱정하는 만큼 큰 문제나 이상은 있을 수 없고 관계기관도 늘 철저하게 조사·지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학부형들이 요구하는‘지정급식제도’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말을 하기 곤란한 상태”라며 “개인적으로 학부모들 상당수가 지정급식 방식을 선호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으나 두 제도 모두 상호 장·단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