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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잘 살아보세

감독 안진우 출연 이범수, 김정은, 변희봉, 전미선, 안내상 제작 굿플레이어 | 배급 롯데쇼핑㈜롯데엔터테인먼트 등급 12세 관람가 | 시간 120분 | 2006년 상영관 롯데시네마 새마을 운동 열기가 한창이던 1970년대, 다같이 잘살아 보자는 국책사업이 시행된다. '1가구 2자녀'라는 가족계획정책이 그것. 하지만 자식을 재산처럼 생각했던 당시 사람들에게 이 정책이 원활히 시행됐을 리는 만무하다. 그 중에서도 용두리는 전국 출산율 1위를 달렸던 마을. 이에 가족계획요원 박현주(김정은)가 용두리에 파견되고, 용두리 계몽이 시작된다. 하지만 그녀의 방문 후 마을은 바람 잘 날이 없다. 주민들의 미움을 산 박현주를 이해하고 도와주는 사람은 창수(안내상)네 논을 소작하며 네 식구를 부양하는 변석구(이범수)뿐이다.
잘 살아보세 ⓒ프레시안무비
영화 <잘 살아보세>는 1970년대의 풍경과 정서를 '순박한' 사람들을 통해 보여준다. 영화 초반은 심각하지 않고 밝고 가볍다. 박현주가 좌충우돌하면서 마을사람들과 가까워 지는 과정, 개성 강한 시골 사람들 캐릭터는 영화를 시종일관 코믹하게 이끈다. 피임법을 둘러싼 크고 작은 소동은 일종의 섹스 코미디를 연상시킨다. 영화는 마을 사람들의 사연도 두루 다루며 풍성한 이야기를 위해 애쓴 흔적이 보인다. 전체의 행복은 있지만 개인의 행복이 희생당했던 시절, <잘 살아보세>는 그러한 시대의 아이러니를 짚는 영화다. 영화가 외치고 있는 주제도 바로 그런 것이다. '잘 산다는 것은 자신의 행복을 위한 것.' 하지만 영화가 그와 같은 결론을 끌고 가는 게 도통 힘겨워 보이는 게 문제다. 시대를 풍자하고 뼈있는 농담을 담아내던 발랄한 초반에 비해 후반은 지나치게 엄숙한 '척' 한다. 문제는 두 부분을 매끄럽게 연결시켜줄 연결고리가 영화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 때문에 영화는 중반부터 다소 느닷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가족계획정책 때문에 이장이 된 석구의 변질과, 이로 인해 정책에 회의를 품기 시작한 현주, 마을에서 일어나는 비극적인 사건 등은 급작스러워 보인다. 부족한 인물묘사도 영화를 헐겁게 하는 요소다. 용두리에 내려와 가족계획정책 설파에 매달리는 현주와 순한 농민에서 끔찍한 일을 저지르는 인물로 변한 석구에 대한 설명 부족은 영화 전체의 개연성 문제로 이어진다. 극중 박정희와 용두리의 '박정희' 유지 강씨(변희봉)를 바라보는 영화의 시선 또한 모호하기는 마찬가지다. 갈팡질팡하는 이야기를 대신해 영화의 중심을 잡아주는 것은 배우들의 연기다. 이범수는 과장하지 않고도 영화의 코믹함과 진지함을 넘나든다. 오랜만에 코믹 연기로 돌아온 김정은도 본래의 캐릭터를 잘 살려 박현주의 역할을 무난히 소화해낸다. 마을 주민들을 연기한 배우들의 감칠맛나는 연기도 영화에 힘을 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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