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팡호청 |
출연 두문택, 이사벨라 롱
수입 CNS엔터테인먼트 |
배급 프리비젼엔터테인먼트
등급 15세 이상 관람 |
시간 109분 | 2006년
상영관 CQN명동 1999년, 연말에 중국 반환을 앞두고 있는 세기말의 마카오. 형사 싱(두문택)은 가족 하나 없이 되는대로 살아가는 인생이다. 어느 날 그저 하룻밤 상대로 집으로 불러 들인 여자가 다음 날 아침 자신의 친딸이라고 주장하며 돈을 요구한다. 그녀의 이름은 얀(이사벨라 롱). 어머니가 죽고 혼자된 얀(이사벨라 롱)은 곧 싱의 집에서 함께 살게 된다. 싱은 얀를 통해 자신의 첫사랑이었던 이사벨라를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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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벨라 Isabella ⓒ프레시안무비 |
영화는 시종일관 찌는 듯한 여름, 습기로 가득 찬 마카오의 뒷골목을 부드러운 색조의 아름다운 화면으로 펼쳐 낸다. 마카오의 낮과 밤, 햇빛과 그늘이 교차하는 장면은 한편의 몽환적인 풍경화를 연상시킨다. 이야기의 전개방식도 몽환적이다. 싱의 뒤를 쫓는 얀의 모습을 보여주다가 다시 시간을 되돌려 싱의 집에서 아침을 맞은 얀이 급하게 끼니를 때우는 장면을 보여준다. 그리고 영화는 다시 이야기를 뛰어 넘어 현재로 돌아오고, 얀은 자신을 그만 쫓아다니라는 싱의 말에 화가 나 맥주병으로 싱의 머리를 때린다. 시간대를 무시한 나선형적인 이야기 구조는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영화에 흡착시키게 한다. 영화는 한편으로 마카오의 중국 반환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무대로 싱과 얀의 이야기를 마카오에 대한 역사적인 은유로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친딸과의 섹스. 어울리지 않는 한쌍의 연인. 그럼에도 불구하고 떨어질 수 없는 관계.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삶의 무게 등등은 자유시장경제에서 사회주의 경제체제로 넘어가는 마카오인들의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사벨라>의 관습적 멜로드라마의 틀은 이 영화가 은근히 깔고 있는 사회정치적 은유와 종종 충돌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 은유가 때론 지나치게 노골적이고 직접적인 탓이다. 영화에 대한 오랜 잔상은 오히려 정치적 메타포나 멜로의 감성이 아니라 영화 중간중간 흘러나오는 포르투갈의 민속 음악 '파두'가 만들어 낸다. 이 영화를 두고 한편에서는 왕자웨이식 홍콩영화의 부활이라고 하지만 그 부활이 진보를 의미하는지 퇴행을 의미하는지 평가가 엇갈리는 건 그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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