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이누도 잇신
출연 이케와키 치즈루, 이세야 유스케
수입,배급 스폰지 |
등급 12세 관람가
시간 94분 | 2000년 |
상영관 스폰지하우스(시네코아) 나리스(이케와키 치즈루)는 독거 노인들의 집을 방문해 집안 일을 도와주는 도우미로 일하고 있는 18세 소녀. 나리스는 심장병을 앓고 있는 80세 노인 닛포리(이세야 유스케)의 집에 도우미로 파견된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닛포리는 자신은 20세 청년이며, 주위에 가족들과 친구들이 보이지 않는 것은 자신이 현재 꿈속에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거기다 자신의 집을 방문한 나리스를 보고는 학창시절 자신이 짝사랑하던 마돈나라고 착각해 끊임없이 수줍은 애정공세를 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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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발의 초원 金髮の草原 ⓒ프레시안무비 |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메종 드 히미코>에 이어 이누도 잇신 감독은 <금발의 초원>에서도 소외된 자들의 사랑을 그린다. 80세 노인과 18세 소녀의 사랑이 사회에 얼마나 '비정상적'으로 비춰지는가는 나리스의 동생과 친구가 나리스가 닛포리의 청혼을 받아들였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오는 장면에서 잘 드러난다. 나리스의 동생과 친구는 정신 차리라며 나리스의 뺨을 때린다. 나리스의 동생과 친구에게 80세 노인과 결혼하겠다는 나리스의 결심은 '미친 짓'일 뿐이다. 이누도 잇신의 빛나는 연출력은 바로 이런 장면에서 나온다. 이누도 잇신은 소외된 자들의 삶과 사랑을 그리는 데 있어 동정과 연민에 치우치지 않는다. 대신 사회적 편견의 저편에서 담담하게 자신들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공정하게 그려낸다. 이누도 잇신의 카메라가 종종 편견의 대상이 되는 인물들의 공간으로 깊게 파고드는 건 그때문이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 츠네오(츠마부키 사토시)는 조제의 집에서 조제와 동거를 시작하고, <메종 드 히미코>의 사오리(시바사키 코우)는 나이 든 게이들을 위한 실버타운 '메종 드 히미코'로 들어간다. <금발의 초원>도 마찬가지다. 나리스는 도우미 일을 하며 닛포리의 집에서 그와 함께 지낸다. 각각 장애인과 게이, 자신이 20대라고 착각하는 노인의 집으로 들어간 외부인 츠네오와 사오리, 나리스는 동거를 통해 점차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과 소통하기 시작한다. <금발의 초원>은 이누도 잇신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초기작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 작품이다. 초기작에 해당하는 만큼 다듬어지지 않은 장면들도 눈에 띈다. 중언부언하는 감도 적지않다.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기 보다는 각각 흩어져 있는 듯한 인상도 준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여주인공 이케와키 치즈루의 매력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이게와키 치즈루는 통통하게 살이 오른 모습으로 '조제'에서처럼 영화 내내 극을 이끌고 있다. 함께 연기한 이세야 유스케도 20세 청년과 80세 노인의 모습을 절묘하게 결합한 연기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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