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론 클레멘츠, 존 머스커
시간 83분 |
화면비율 애너모픽 1.78:1
오디오 돌비 디지털 5.1
출시 브에나비스타 | 1989년 <인어공주>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역사에서 매우 뜻 깊은 작품이다. 월트 디즈니가 타계한 뒤 디즈니 스튜디오에는 고전 동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애니메이션의 맥이 끊겼었다. 하지만 제프리 카첸버그가 총 지휘한 <인어공주>는 바로 그 단절된 역사를 이으면서 디즈니 스튜디오의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이 작품은 1989년 개봉 당시 8천만 달러가 넘는 흥행 수입을 올렸으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주제가상('Under the Sea')과 작곡상을 받았다. 게다가 1998년에는 극장에 재개봉함으로써 개봉 수익 총 1억 달러를 돌파했다. <미녀와 야수><알라딘><라이온 킹> 등 이후 제작된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물론, 지금도 매년 펼쳐지는 3D 컴퓨터 애니메이션 흥행 대전의 시발점이 된 작품이다.
| |
|
인어공주 DVD ⓒ프레시안무비 |
|
이번 <인어공주> DVD는 디즈니의 8번째 '플래티넘 에디션'으로 완성되었다. '플래티넘 에디션'은 디즈니 스튜디오가 매년 자사의 라이브러리 가운데 역사적으로 가장 의미 있는 작품들을 골라 화질과 음질을 새롭게 리마스터링하고 막대한 양의 서플먼트를 갖춰 내놓는 타이틀이다. 그동안 <라이온 킹><백설공주><미녀와 야수> 등이 플래티넘 에디션으로 발매돼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신데렐라>가 디스크 2장의 플래티넘 에디션으로 발매돼 무려 68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그리고 이 타이틀은 2005년 미국에서 발매된 DVD 타이틀 전체 판매 순위 가운데 무려 8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자 디즈니는 올해 자사의 작품들 가운데 팬들이 가장 손 꼽아 기다려온 <인어공주>를 디스크 두 장의 플래티넘 에디션으로 출시하기로 한 것이다. 미국 홈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인어공주>의 출시는 올 가을 가장 주목을 끄는 사건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지난해 <신데렐라>는 국내에서 '플래티넘 에디션'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디스크 1장으로 축소 출시되었다. 이 사건은 국내 DVD 마니아들 사이에서 논란을 일으키며 한동안 DVD 커뮤니티 게시판을 뜨겁게 달궜다. 이 타이틀을 배급하는 브에나비스타 측이 축소 출시를 결정한 이유는 알다시피 국내 DVD 시장의 열악함 때문이다. 디스크 두 장을 모두 낼 경우 자막 작업을 모두 하는 등 제작 비용이 훨씬 많이 올라가지만, 국내의 취약한 DVD 시장 때문에 투자한 제작비를 회수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 그래서 <신데렐라> 이후 <밤비> 플래티넘 에디션 역시 1장으로 출시되었다. 그리고 이는 <인어공주>도 마찬가지다. 국내 출시된 <인어공주>에는 본편 영화와 더불어 간략한 서플먼트가 담겨 있다. 그중 가장 볼 만한 것은 'Backstage Disney'라는 메뉴로, 'The Making of Little Mermaid'라는 제목의 메이킹 필름이 들어 있다. 1985년 디즈니 수뇌부들이 모여 아이디어 회의를 하는 모습부터, 공동 감독 론 클레멘츠와 존 머스커의 연출 과정, 위대한 영화음악가인 알란 맨켄과 작사가인 고 하워드 애쉬먼의 음악 작업 등을 다각도로 볼 수 있다. <인어공주>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다릴 한나 주연의 히트 로맨틱 코미디 <스플래쉬>의 개봉과 흥행이 상당한 걸림돌이 되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들을 수 있다. 또한 지금은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이끌고 있는 프로듀서 제프리 카첸버그가 <인어공주> 제작과정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
|
인어공주 ⓒ프레시안무비 |
또다른 메뉴로는 'The Story behind the Story'가 눈에 띈다. 덴마크 오덴세 시립박물관인 한스 안데르센 박물관의 큐레이터가 원작 동화와 애니메이션을 비교해 들려주는 메뉴다. '아트 갤러리'에서는 수백 장의 스토리보드와 캐릭터 개발 과정을 담은 스틸 컷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출시된 <인어공주>는 반쪽짜리에 그치고 말았다. 미국판 타이틀에 담겨 있는 음성해설과 삭제 장면('Silence is Golden'이라는 제목의 노래) 등이 들어있지 않기 때문. 미국판의 메이킹 다큐멘터리가 무려 45분이 넘는 데 반해, 국내 출시되는 타이틀에는 축약본이 담겨 있다는 것도 안타깝다. <인어공주>를 기다려온 팬들에게는 반가운 선물이지만,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타이틀이다. 이게 다 취약한 국내 부가시장 때문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