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공조 애드벌룬을 띄웠던 민주당이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다시 퇴각하고 있다. 한화갑 민주당 대표는 한나라당에서 잇따르는 '러브콜'을 일축하는가 하면, '정치적 매춘'이라는 말 한마디로 역풍을 얻어맞은 열린우리당에 대해서도 "없어질 정당"이라고 호기를 부렸다.
한화갑 "반대와 저지를 위한 결사는 성공 못해"
한 대표는 21일 KBS <라디오 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에 출연해 "한민 공조는 국회에서 법안을 통과시킬 때 법안이 합당하면 우리가 찬성해 주는 것 이상도 이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 이명박 시장이 한나라당과의 통합을 언급했던 일에 대해서는 "정치적 한건주의일 뿐"이라고 일축하며 "미안하지만 대권주자라고 대권 욕심은 있는 모양인데 정치지도자로서 경륜이 부족한 것"이라며 "거기에 가서 그런 이야기 한다고 표가 되나, 그 일이 이뤄지나"라고 일갈했다.
유종필 대변인도 "한나라당은 이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민주당과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할 관계이지 합당을 할 그런 관계는 아니다"라며 "만에 하나 두 당의 합당이 이뤄진다면 이는 이종교배와 같이 위험한 일이며 어떤 괴물이 나올지 모른다"고 일축했다.
한 대표는 김근태 열린우리당이 주장한 반(反)한나라당 연대론에 대해서도 "어디를 반대하고, 저지하고, 망하게 하기 위해 결사를 한다는 것은 절대로 성공할 리가 없다"고 반박했다.
한 대표는 특히 열린우리당이 최근 한민공조를 맹비난한 것과 관련해 "열린우리당이야말로 민주당과 통합하자고 날만 새면 떠들던 사람들 아니냐"며 "그런 사람들이 여당을 하고 있으니까 정치판이 이 모양"이라고 맹공했다.
그는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때 실세들의 현주소가 어디냐"며 "지금은 실세라는 사람들이 권력을 휘두르지만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산꼭대기에 혼자 남을 것이다. 5년 후의 내 모습을 생각하고 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열린우리당은 없어질 정당"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나라-민주, 때아닌 '뿌리' 논쟁
그러나 최초 애드벌룬을 띄웠던 민주당보다 한나라당의 화답이 더욱 적극적인 형국으로 진행되는 '한민공조' 논란은 '뿌리' 논쟁으로 이어지며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전날 KBS 라디오 <정관용의 열린 토론>에 출연해 "한나라당의 뿌리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고, 민주당의 뿌리는 김대중 전 대통령 아니냐"며 "두 전직 대통령이 함께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점을 상기하면 두 당의 뿌리가 같은 셈"이라는 논리를 폈다.
홍 의원은 "과거 3당합당이나 김대중-김종필 연합, 그리고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정몽준 의원의 연대 등에 대해서는 이질적인 정치적 입장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손잡은 것이었기 때문에 야합이라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며 "하지만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제 보수라는 측면에서 비슷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홍 의원은 다만 "그 조건으로 DJ와 YS가 화해를 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에 대해선 김형오 원내대표도 "한나라당 내에 존재하는 민주화 세력과 산업화 세력 중 민주화 세력이 민주당과 뿌리를 같이 한다는 말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1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아직 한민 공조는 정치적 구상 단계일 뿐이지만, 정략적 차원이 아니라 나라의 발전과 지역감정 해소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대선에서 당시 민주당이 영남에서 두 자릿수의 지지율을 보인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그만큼 노력했기 때문"이라며 "한나라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두 당은 해방 이후 한국정치 50년을 이끌어 온 양대 산맥이다. 뿌리도 노선도 다르다"며 "한나라당은 독재와 관치경제, 대북 대립정책을 추구해 왔고, 민주당은 반독재, 시장경제, 북한과의 화해 정책을 펴 왔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합당은 정치에 대한 극도의 허무주의라는, 과거 3당합당보다 더 큰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서동요처럼 자꾸 이야기해서 퍼뜨리고 침 바르는 것은 나만 살고 보자는 매우 이기적인 발상이고 근시안적인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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