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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무도리

감독 이형선 출연 박인환, 최주봉, 서희승, 서영희, 이희도 제작 MBC프로덕션, 싸이더스FNH | 배급 CJ엔터테인먼트 등급 15세 관람가 | 시간 100분 | 2006년 상영관 메가박스, 서울극장 영화 <무도리>는 할아버지 판 <마파도>를 표방한 속편 아닌 속편이다. 무도리라는 한정된 공간을 무대로 하는 것도 그렇고, 외부인이 들어오면서 엉뚱한 사건이 일어나고, 돈에 얽힌 헤프닝과 세대와 문화차이로 유발되는 웃음 등등이 그렇다. 다만 다른 게 있다면 돈 없이도 살았던 <마파도>의 할머니들과는 달리 <무도리>의 할아버지들은 돈독이 제대로 올랐다는 점이다.
무도리 ⓒ프레시안무비
길이 없어서, 도리가 없어서 '무도리'라는 마을. 인적이 드문 이 마을은 겉으로 보기에는 평화롭기 그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 마을에는 아는 사람만 아는 명소가 있다. 바로 낮에도 안개가 휘휘 돌아 사람을 홀린다는 절벽 '도깨비골'이다. 어느 날 이 절벽에서 자살사이트 운영자인 한 청년이 투신자살한다. 한적한 산골마을에서 일어난 자살사건은 세 노인 봉기(박인환), 해구(최주봉), 방연(서희승)의 기상천외한 사업아이템을 제공한다. 바로 자살하러 오는 사람들을 위해 숙박을 제공하고 유족의 사례금도 타자는 것. 무도리는 '자살명당'으로 유명세를 타며 자살희망자들을 이끌고 우연히 이를 알게 된 방송작가 미경(서영희)도 취재를 위해 무도리를 방문한다. <무도리>는 <마파도>와 같이 노인들만 사는 한 마을에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담고 있다. 그러나 그 안에 담고 있는 이야기는 사실은 다소 무거운 편이다. 무도리에는 죽을 날이 멀지 않은 세 노인과 새파랗게 젋은 청년들의 절망과 죽음이 있다. 영화는 젊은이들의 자살로 다시 생의 기운을 얻은 노인들과 죽기를 고대하는 젊은이들은 지금 세상의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영화는 생사의 경계에선 사람들을 통해 순수하면서도 비정한 인간의 본성을 동시에 펼쳐놓으려 애쓴다. 삶의 막바지에 다다른 노인들의 욕망과 죽음 앞에서도 삶의 치졸함을 버리지 못하는 자살희망자들의 모습은 그러나, 코믹한 분위기 탓에 짐짓 어렵게 가려는 영화의 분위기를 일거에 반전시킨다. 할아버지들의 개성강한 캐릭터와 그에 따라 벌어지는 뜻하지 않은 사건들은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낸다. 하지만 영화는 중반부터 다소 지루한 감을 준다. 너무 많은 이야기와 감정들을 늘어놓은 탓이다. 재밌는 얘기도 지나치면 안되는 법이다. 자살희망자들의 사연과 그들덕에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할아버지들, 특종에 열을 올리는 여주인공 미경의 이야기는 하나로 모아지기가 여간 힘들어 보이질 않는다. 이야기의 허술함을 채우는 것은 재발견이라 불러도 모자라지 않을 중견배우들의 명연기다. 박인환, 최주봉, 서희승은 영화를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이끌고 가면서 영화의 균형을 잡는데 있어 톡톡히 제 역할을 다한다. <마파도>에서 끝순이로 출연한 서영희도 할아버지 삼총사들과 매끄러운 연기호흡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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