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제 남은 것은 결사항전밖에 없다"며 "노무현 정권을 향해 총공세를 벌이자"고 말했다.
박대규 특수고용대책회의 의장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세상을 바꾸는 투쟁을 하자"며 실질적인 싸움을 만들자고 조합원들을 독려했으며 본대회 사회를 본 김지희 수석부위원장도 "상투적인 '투쟁하자'는 말로는 승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9월 11일은 노동자에게 사형선고 내려진 날"
이날 노동자대회는 지난 11일 한국노총과 경영계, 정부가 합의한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 방안(로드맵) 합의에 대한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이 합의가 민주노총을 배제한 채 이뤄진 점뿐만 아니라 그 내용이 복수노조 허용을 3년간 또 다시 유예함으로써 비정규직·특수고용 노동자들의 노조 설립 가능성을 차단한 점, 또 공공부문에서 직권중재를 폐지하는 대신 최소업무 유지와 대체근로를 허용하기로 한 점 등에 비판의 초점이 맞춰졌다.
양경규 공공연맹 위원장은 "2006년 9월 11일은 우리 노동자들에게 죽음의 날이었다"며 "이 날은 노동자의 기본권인 파업권을 위해 투쟁해 온 공공부문 노동자의 권리가 무너진 날이며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민주노조의 깃발을 들기 위해 현장에서 숨죽이며 준비해 온 노동자들에게 사형선고가 내려진 날"이라고 주장했다.
양 위원장은 "언론에서 노-노 갈등이라고 얘기하지만 노-노 갈등은 없다"며 "한국노총은 노동자 집단이라는 탈을 쓴 자본가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한국노총을 비판했다.
김경자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도 광화문까지 이어진 행진 도중 발언을 통해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직권중재 때문에 교섭 한번 제대로 못해본 적이 많다"며 "그런데 로드맵은 대체근로를 허용하고 최소업무 유지를 의무화함으로서 헌법 33조에 보장된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직권중재보다 더 심하게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노무현 정권은 나타나지 말았어야 할 정권"
이날 노동자대회에는 지난 13일 노사 잠정합의안 수용을 거부하고 파업을 지속하기로 결정한 포항 건설노조 상경투쟁단이 맨 앞에 자리했다.
신태웅 포항건설노조 상경투쟁단장은 "억울해서 못 살겠다. 분해서 못 살겠다"며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심 단장은 "하중근 열사의 한을 풀고 임단협을 마무리 짓는 그 날 우리는 하중근 동지를 마음으로 보내드릴 것"이라며 파업을 계속할 의지를 밝혔다.
남궁연 건설연맹 위원장은 "노무현 대통령은 아닐 노(No), 없을 무(無), 나타날 현(現)이다"며 "노동자와 농민을 다 죽이려 하는 노무현 정권은 나타나지 말았어야 할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19일 대의원대회에서 구체적인 일정을 결정할 계획인 민주노총의 총파업이 실질적인 힘을 갖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복수노조 허용이 3년간 다시 유예된 이번 로드맵 합의안의 가장 큰 피해자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공식적인 노조 설립이 3년 동안 또 어려워진 탓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이날 노동자대회에는 장기 파업을 벌이고 있는 포항 건설노조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노사관계 로드맵으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보건의료, 발전 등 공공부문 노동자, 그리고 최근 잇따르는 노조 사무실 폐쇄로 행자부와 곳곳에서 충돌하고 있는 공무원노조 노동자들이 주로 참석했다.
이에 반해 '총파업 힘다지기' 성격이었던 이날 노동자대회에 비정규직 노동자에 비해 로드맵으로 인한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볼 수 있는 대기업 정규직 노조의 참가율은 그리 높지 않았다.
결국 비정규직 법안 국회 통과 일정과 노사관계 로드맵에 맞선 민주노총의 총파업이 '상투적인 총파업'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이들 대기업 정규직 노조가 어느 정도 가담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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