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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들까지 작통권 환수에 반대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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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들까지 작통권 환수에 반대한다고?"

철학자 216명, '한국철학회' 회장 사퇴 요구

철학교수 및 연구자들로 구성된 '전국철학자네트워크(Philosophical Engagement Network, PEN)' 소속 학자 216명이 14일 이한구 한국철학회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서울 안국동에 위치한 카페 '달개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5일 신 우익 단체 '선진화국민회의'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추진 중단요구 성명'을 발표했을 당시 한국철학회의 전·현직 회장 9명이 학회의 직함으로 서명을 하고 서명운동을 이끌었다"며 "이로 인해 철학계의 소수 의견이 마치 한국철학회 회원 전체의 견해인 것처럼 오해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같은 오해를 막기 위해 전국 철학자의 이름으로 현 한국철학회 회장의 공식 사과와 사퇴를 요구하며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때는 회장 불신임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치 양심있는 철학자들이 모두 작통권 환수에 반대하는 양"

김상봉 전남대 교수는 이날 성명을 발표하게 된 계기에 대해 "'선진화국민회의' 성명서가 발표된 뒤 일부 언론에서는 '철학자들까지 작통권 환수에 반대한다'고 언급하며 마치 양심있는 철학자들이 모두 작통권 환수에 반대하는 양 보도했다"며 "소수 철학자들의 의견이 대다수 학자들의 의견인 듯 비춰진 것은 심각한 명예훼손이라는 생각에 이번 성명서를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성명서에서 이들은 "한국철학회는 정치 조직이 아니라 철학을 연구하고 교육하는 학자들의 '학문 공동체'이며 학회 회원들의 정치적 관점은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지, 신 우익의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사상의 자유는 개인의 기본권에 속하며 전·현직 한국철학회 회장들 역시 자신들의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지만 찬·반이 나뉜 정치적 주제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힐 때는 한국철학회 회장의 자격이 아니라 개인의 자격임을 명확하게 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 ⓒ프레시안

이들은 "이한구 회장은 한국철학회 회장이라는 직함을 앞세워 서명운동에 앞장서기 이전에 먼저 학회가 정한 토론 절차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 내야 했다"며 "그러나 이 회장은 어떤 합의 과정도 없이 회장의 직함을 앞세워 자신의 개인적인 정치적 입장을 선전함으로써 한국철학회 및 학회 회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간 우리 사회의 중요한 정치적 사안에 대해 침묵해 온 한국철학회는 이에 대해 반성해야 하고 특히 그동안 학회를 주도해 온 학자들은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직 회장들이 한국철학회 회장을 역임한 사실을 앞세워 정치적 서명운동을 이끈 것은 후배 학자들의 명예를 실추시킨 매우 유감스러운 행동"이라고 밝혔다.

"지식인 내세워 여론 호도하는 일 없어야"

이날 기자회견에서 '철학아카데미'의 조광제 대표는 "많은 이들이 어떤 문제를 판단할 때 철학에 대해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관점을 기대한다"며 "이처럼 철학이 사회의 담론 형성에 있어서 차지하는 위치를 무시한 채 철학계의 원로들이 작통권 환수 반대에 나선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김상봉 교수는 "비정상 국가에서 정상 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작통권 환수에 대해 반대하는 것을 납득하기 힘들다는 점을 차치하고라도 지식인임을 내세워서 여론을 호도한 것을 반대했다는 점에서 오늘 성명 발표의 의의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학문 공동체를 사유화해 이를 전횡해 온 오랜 관행을 뿌리뽑자는 차원에서 오늘 기자회견을 추진하게 됐다"며 "오랫동안 누적된 인맥과 파벌의 전횡 관행에서 학문 공동체를 구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또 김교빈 호서대 교수는 "오늘 성명 발표는 앞으로 철학계를 정화하기 위한 노력의 시작일 뿐"이라며 "철학계에서 불을 지핀 이번 행동이 앞으로 인문과학계 전체를 정화하는 운동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번 성명에 참여한 216명 철학자의 명단이다.

강신주(연세대) 강지은(건국대) 국순아(전남대) 권서용(인제대) 권수현(고려대) 권순홍(군산대) 권용혁(울산대) 권인호(대진대) 김갑수(성균관대) 김경수(한신대) 김경호(고려대) 김국태(호서대) 김교빈(호서대) 김동규(경성대) 김명석(중앙인사위원회) 김명주(부산대) 김문용(한양대) 김민영(경북대) 김범수(전북대) 김보현(울산대) 김상봉(전남대) 김상일(전 한신대, Claremont Graduate University, USA) 김상현(서울대) 김석(건국대) 김석수(경북대) 김선욱(숭실대) 김성우(상지대) 김성환(군산대) 김세서리아(이화여대) 김승호(홍익대) 김시천(호서대) 김양현(전남대) 김영민(한일장신대) 김영환(부경대) 김영희(경성대) 김요한(전북대) 김용섭(영남대) 김용헌(한양대) 김우철(연세대) 김원열(성균관대) 김인곤(정암학당) 김의수(전북대) 김재기(부산대) 김재인(한국예종) 김재현(경남대) 김재홍(정암학당) 김종헌(전남대) 김준수(부산대) 김준호(부산대) 김진석(인하대) 김창준(신라대) 김치완(신라대) 김태동(영남대) 김현(전남대) 김현돈(제주대) 김화성(고려대) 남지만(군산대) 노영필(조선대) 류근성(전남대) 류시열(신라대) 류의근(신라대) 류종렬(철학아카데미) 문동규(전남대) 문병도(광주교대) 문성원(부산대) 문장수(경북대) 문현병(신라대) 민찬홍(한남대) 민혜진(부산대) 박강수(조선대) 박경환(국학진흥원) 박구용(전남대) 박대원(경북대) 박민미(동국대) 박민철(한국철학사상연구회) 박병기(전남대) 박병섭(전북대) 박상선(숭실대) 박상환(성균관대) 박석준(동의과학연구소장) 박영균(건국대) 박영욱(고려대) 박우석(한국과학기술대) 박원재(국학진흥원) 박은미(이화여대) 박인성(동국대) 박정심(부산대) 박정일(숙명여대) 박정호(인제대) 박종식(부산대) 박준건(부산대) 박준상(전남대) 박준용(고려대) 박지용(군산대) 박채옥(전북대) 박치완(한국외국어대) 박태숙(조선대) 박태원(울산대) 박해용(숭실대) 박효엽(경북대) 반성택(서경대) 배상식(대구교대) 서도식(서울시립대) 서용순(한국외국어대) 서유석(호원대) 선우현(청주교대) 설헌영(조선대) 손영식(울산대) 송명철(조선대) 송하섭(아주대) 신광철(한신대) 신승환(카톨릭대) 안동교(전남대) 안옥선(순천대) 양일모(한림대) 양해림(충남대) 여현석(상지대) 연효숙(연세대) 우환식(충북대) 원승룡(전남대) 위상복(전남대) 유동환(한신대) 유원기(계명대) 유초하(충북대) 윤석민(인하대) 윤용택(제주대) 윤재훈(홍익대) 윤종갑(부산가톨릭대) 은우근(광주대) 이강서(전남대) 이강화(계명대) 이경환(전남대) 이권(원광대) 이동문(부산가톨릭대) 이병수(건국대) 이병창(동아대) 이봉규(인하대) 이상용(동의대) 이상환(경북대) 이상훈(대진대) 이성백(서울시립대) 이수석(인천동산고) 이숙인(한국학중앙연구원) 이순웅(한국철학사상연구회) 이안나(부산대) 이엽(청주대) 이재봉(부산외국어대) 이재성(계명대) 이재유(건국대) 이정은(연세대) 이정호(방송통신대) 이종일(경안신학대) 이종철(연세대) 이준호(동아대) 이중표(전남대) 이지영(서울대) 이지중(동국대) 이진현(경북대) 이철승(성균관대) 이충진(한성대) 이하배(열음예문화연구소) 이한홍(경남대) 이향준(전남대) 이혜자(철학아카데미) 이효걸(안동대) 임승택(경북대) 임재진(조선대) 임정아(전북대) 임종진(경북대) 임헌규(강남대) 장복동(전남대) 장용훈(조선대) 장춘익(한림대) 전호근(한국철학사상연구회) 정낙림(경북대) 정륜(전북대) 정미라(전남대) 정병훈(경상대) 정보주(진주교대) 정상모(신라대) 정성관(원광대) 정영식(부산대) 정용환(전남대) 정원규(서울대) 정은해(경원대) 정준영(한국철학사상연구회) 정진우(경성대) 조광제(철학아카데미) 조대호(연세대) 조상식(동국대) 조용우(동의대) 조윤호(전남대) 조은평(건국대) 조경란(한국철학사상연구회) 진중권(중앙대) 최대우(전남대) 최소인(영남대) 최원배(고려대) 최원혁(한국과학기술대) 최유신(선문대) 최인숙(동국대) 최재목(영남대) 최종덕(상지대) 최종천(순천대) 하상필(인제대) 하선규(홍익대) 하일민(부산대) 허인섭(덕성여대) 홍원식(계명대) 홍윤기(동국대) 홍일희(전남대) 황갑현(순천대) 황병기(연세대) 황수영(서울시립대) 황지원(계명대) 황지윤(인제대) 황희경(영산대) (이상 가나다 순) 총 21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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