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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글래스톤베리 Glastonbury

감독 줄리안 템플 출연 마이클 이비스, 콜드 플레이, 라디오 헤드, 데이빗 보위, 모리세이 등 35년간 글래스톤베리 축제에 참가한 수많은 뮤지션들 수입 배급 스폰지 | 등급 15세 관람가 시간 138분 | 2006년 | 상영관 스폰지하우스(압구정) 음악을 위한, 음악에 의한 음악 영화. 음악 다큐멘터리 <글래스톤베리>를 설명하는데 이보다 적합한 문구는 없을 듯 하다. '글래스톤베리 음악 축제'는 세계에 가장 널리 알려져 있고 가장 오래된 음악 축제다. <글래스톤베리>는 이 뿌리 깊은 음악축제 깊숙이 카메라를 들이댄 다큐멘터리다. 축제를 연대기적으로 구성한 이 다큐는 영국 록음악의 역사 위에 세월에 따라 시대의 가치관과 문화의 흐름도 변화하고 있음을 간파해 낸다.
글래스톤베리 Glastonbury ⓒ프레시안무비
세계 음악팬들에게 영국 남서부에 위치한 지방 글래스톤베리는 거의 신성시되는 장소다. 그들에게 글래스톤베리는 천국이고 파라다이스며 에덴동산이다. 실제로 예수가 글래스톤베리에 머물렀었다는 전설이 다큐 초반에 언급되기도 한다. 글래스톤베리 음악축제는 1970년 마이클 이비스라는 낙농업자가 팝과 포크가수들의 공연을 위해 주말 동안 자신의 농장을 개방하면서 시작됐다. 1500명의 사람들이 다녀간 공연은 다음해, 윈스턴 처칠의 손녀를 비롯해 부유한 히피들이 공연기금을 모으면서 본격적인 음악축제로 자리잡는다. 그 해 12,500명의 사람들이 존 바에즈와 데이빗 보위의 음악을 듣기 위해 몰려들었다. 이후 7월이면 글래스톤베리는 수천 명의 음악팬들과 히피들로 들썩이게 됐다. <글래스톤베리>는 록음악 축제의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를 역동적으로 담아낸다. 축제를 보기 위해 짐을 메고 글래스톤베리로 향하는 사람들은 마치 성지순례를 떠나는 순례자와 같다. 영화는 그들의 뒤를 바짝 쫓으며 글래스톤베리 음악축제의 의미를 찾아간다. 이 행렬에는 축제를 만든 장본인인 히피들뿐 아니라 일상을 탈출하고픈 평범한 샐러리맨과 노인, 아이들도 포함돼 있다. 축제의 자유로운 분위기는 연령과 계층을 무너뜨리며 사람들을 해방으로 이끈다. 하지만 축제의 해방감은 단순히 현실도피에만 그치지 않는다. 록음악과 참가자들이 내뱉는 반전과 평화, 자유 등에 대한 반정부 외침은 글래스톤베리 음악 축제의 존재 이유다. 또한 영화는 이 황홀한 축제의 어두운 이면을 제시하며 과거와 현재의 삶을 대비시킨다. 세월이 흐르면서 글래스톤베리는 짜릿한 히피문화 대신 안전한 기성세대가 자리잡기 시작한다. 그에 따라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장소였을 글래스톤베리는 높아진 명성만큼 축제에 대한 정부의 제재도 많아지면서 울타리도 높아졌다. 영화는 축제의 성장과 세월의 변화 속에서 퇴색된 글래스톤베리 본연의 정신을 다시 한번 고찰케 한다. 그러나 이 영화의 가치는 뭐니 뭐니 해도 138분이라는 러닝타임을 꽉 채운 음악. 60년대 록음악을 대표하는 데이빗 보위부터, 도발적인 주제를 노래한 벨벳 언더그라운드, 한국관객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비욕과 요즘 가장 인기를 모으고 있는 콜드 플레이까지. 영화는 다양한 세대와 장르의 음악들을 당시 공연실황 테이프로 차례차례 들려준다. 이 전설적인 뮤지션들의 라이브를 담은 장면만으로도 <글래스톤베리>의 관람이유는 충분하다. 그럼 축제가 처음 열렸던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공연실황은 어떻게 한 영화에 담기게 됐을까? 영화 제작의 아이디어는 글래스톤베리 음악축제를 가능케 했던 이비스에게서 나왔다. 언젠가 축제가 막을 내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 이비스는 축제를 기록하길 원했다. 2002년 축제 시작 전 이비스는 축제 집행위원장 로버트 리처드에게 그 뜻을 전한다. 축제의 역사를 영화화하기로 마음먹은 리처드는 섹스 피스톨즈의 다큐멘터리를 연출했던 줄리안 템플에게 감독 직을 맡긴다. 줄리안 템플은 이외에도 롤링 스톤즈, 닐 영, 믹 재거 등의 뮤직비디오와 데이빗 보위, 팻시 켄지트 등이 출연한 뮤지컬 영화 <완전 초급>(86)을 연출했던 영국 출신 감독. 템플은 12명의 촬영감독과 함께 2002년의 축제를 카메라에 모두 담았으며, 그 동안의 축제를 촬영한 영상물을 찾는다는 공고를 내걸었다. 이에 900시간에 달하는 촬영 분이 세계 각지에서 도착했다. 결국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음악팬들의 열정이 그 기념물인 영화도 완성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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