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뷰 포인트] 전차남 電車男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뷰 포인트] 전차남 電車男

감독 무라카미 마사노리 출연 야마다 타카유키, 나카타니 미키, 쿠니나카 료코 수입,배급 부귀영화, 오니언 픽쳐스/MK Pictures 등급 12세 관람가 | 시간 101분 | 2005년 상영관 메가박스, 서울극장 남의 연애사에 이러쿵 저러쿵 간섭하는 현대인의 습성은 바다 건너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다. <전차남>은 한 소심한 '오타쿠'의 로맨스를 위해 일본 네티즌들이 두 팔을 걷어 부쳤던 실제 이야기를 다룬다. 이야기는 사랑에 쑥맥인 한 청년이 연애에 관한 조언을 얻기 위해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시작된다.
전차남 電車男 ⓒ프레시안무비
목까지 채운 셔츠단추와 한없이 추켜 올린 면바지, 2대 8의 비율로 가른 귀 밑 3센티의 단발머리, 커다란 안경. 비호감적인 외모 탓에 왕따스러운 삶을 살던 '전차남'이라는 대화명의 한 오타쿠는(야마다 타카유키) 어느 날 지하철에서 취객의 행패로 위험에 빠진 여성(나카타니 미키)을 구한다. 우아하고 매력적인 그녀에게 전차남이 한 눈에 반한 것은 당연지사. 생전 연애 한 번 못해본 전차남은 조언을 얻기 위해 인터넷 사이트에 글을 올리기 시작한다. '답례의 선물로 찻잔을 받았는데, 전화를 해야 할까요?'부터 첫 데이트에 적합한 레스토랑과 의상 문의, 그녀의 말과 몸짓에 담긴 숨은 의미까지. 소심한 오타쿠의 기적 같은 로맨스를 위해 다양한 계층의 네티즌들이 들고 일어난다. 네티즌들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전차남과 에르메스는 점차 가까워진다. 외모부터 직업까지 달라도 한참 다른 전차남과 에르메스. 영화는 둘의 극명한 차이를 처음부터 단순하게 보여준다. 외모와 언변이 촌스럽기 그지없는 전차남과 안팎으로 고상하고 단아한 에르메스는 '미녀와 야수', '선녀와 나무꾼'쯤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매력은 둘 사이의 연애담이 아니다. 그보다는 이 둘이 빚어내는 '동화'에 현실의 감각을 불어넣어주는, 시시콜콜 참견을 멈추지 않는 네티즌들의 모습에 있다. 전차남과 에르메스가 연애판타지를 보여준다면 이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현실적이고 보편적인 감성이다. 실제 전차남의 이야기는 천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바 있다. 영화 <전차남>은 이 수많은 네티즌들 중 대표적으로 다섯 부류의 인간유형을 제시하며 그들의 이야기에도 무게를 싣는다. 실연당한 간호사, 서로에게 소원해진 부부, 세상과 단절된 인터넷 폐인, 만화방에서 죽치고 있는 한심해 보이는 세 친구가 그들. 각자 다른 사연을 안고 있는 그들은 우리와 다르지 않다. 사랑에 통달한 듯 전차남에게 조언하기에 바쁜 그들의 '진짜' 모습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동시에 씁쓸한 공감을 자아낸다. 은근한 우월감으로 시작된 그들의 참견은 결국 자신 스스로 덮어둔 상처를 열어보는 계기가 된다. 2004년 인터넷 사이트에 등장한 전차남 이야기는 TV드라마, 연극, 소설, 만화로 만들어지며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전차남 신드롬을 분석한 책까지 등장했을 정도. 이러한 메가히트 상품을 영화화한 곳은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와 <지금, 만나러 갑니다>로 유명한 '도호 영화사'. 에르메스 역을 맡은 나카타니 미키도 영화 <역도산>에서 설경구의 연인으로 등장해 한국관객에게는 친숙한 인물이다. 일본영화라면 공포영화나, 인디 영화만을 떠올리게 되는 상황에서 <전차남>은 일본 상업영화의 색다른 맛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