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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호텔 르완다 Hotel Rwa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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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호텔 르완다 Hotel Rwanda

감독 테리 조지 출연 돈 치들, 와킨 피닉스, 장 르노, 닉 놀테 수입,배급 동숭아트센터 | 등급 12세 관람가 시간 121분 | 2004년 | 상영관 메가박스, 서울극장 <호텔 르완다>는 12년 전, 아프리카 르완다 땅에서 일어난 비극의 참상을 고발하는 영화다. 르완다 내전 당시 1,268명의 목숨을 구한 실존인물 폴 루세사바기나의 실화를 고스란히 영화로 옮긴 것. <호텔 르완다>가 완성된 것은 르완다 내전 10주기인 2004년이지만, 영화가 국내에 개봉되기까지 2년 여의 시간을 더 기다려야만 했다.
호텔 르완다 Hotel Rwanda ⓒ프레시안무비
1994년 아프리카의 르완다는 후투족과 투치족 간의 대립과 반목이 극에 달해 있다. 대통령이 평화 협정에 서약하면서 두 부족 간에 화해를 이끌어내고 르완다에 평화를 가져올 것인지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이를 취재하기 위해 외신 기자들이 속속 르완다를 방문한다.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 벨기에 계열의 최고급 호텔 '밀 콜린스'의 지배인 폴 루세사바기나(돈 치들)은 외신 기자들을 맞느라 바쁘다. 그러나 평화로운 분위기도 잠시, 곧 대통령이 암살되면서 후투족과 투치족 간의 분쟁은 내전으로 발전한다. 후투족이 투치족들을 학살하고 나서자 겁먹은 투치족들의 일부가 '밀 콜린스' 호텔로 몰려들고 폴은 이들을 호텔에 수용한다. 이들의 목숨을 내놓으라는 압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폴은 호텔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호텔 르완다>는 지금까지도 아프리카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는 내전의 비극을 폭로한다. 일단 전해 듣기만 했던 내전의 참상이 끔찍하게 그려진다. 그러나 비윤리적인 국제사회의 처우를 그린 부분이 그보다 더 섬뜩하다. 르완다 내전이 터지자 미국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벨기에 등의 강대국들은 자국민들의 안전을 지키기에만 급급할 뿐, 절실히 도움을 필요로 하는 르완다의 손길을 외면한다. UN 평화유지군도 호텔에서 철수하는 가운데 홀로 남겨진 르완다인들을 뒤로 하고 외신 기자들과 외국인들이 출국을 위한 버스에 오르는 장면에서는 분노를 넘어 허무함이 느껴질 정도다. 영화 초반, 폴은 고급 호텔의 지배인으로 국내외 고위 인사들과 접촉하며 서구적인 생활 방식을 동경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폴은 자신이 그들과 친구가 됐다고 믿지만, 내전이 발발하고 아무도 폴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자 폴은 그들이 자신의 친구가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폴의 이러한 깨달음은 냉엄한 국제사회의 논리와 겹쳐지면서 위대한 '고발의 힘'을 발휘한다는 느낌이다. <호텔 르완다>는 아무도 도와주는 이 없는 고립된 상황에서 무작위로 사람이 죽어나가는 현실 속에 죽음을 기다려야만 하는 당시 르완다인들의 비참한 심정을 똑똑히 그려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의 제작에 남아프리카 외에 영국과 이탈리아가 참여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콘스탄트 가드너>를 제작한 나라도 영국과 미국이었다. <호텔 르완다>를 영국 감독 테리 조지가, <콘스탄트 가드너>를 브라질 감독인 페르난도 메이렐레스가 만들었다는 점도 이 두 영화가 일정부분 서구사회 내부의 자성의 목소리를 담고 있음을 말해 준다. 한편으로 보면 <호텔 르완다>는 폴이란 인물의 영웅담을 그리는 작품이기도 하다. 때문에 종종 주인공을 지나치게 영웅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실제 사건을 영화화하는 과정에서 실화가 다소 극적으로 포장되지 않았나 하는 의심도 든다. 그러나 <호텔 르완다>가 구현하는 '고발의 힘'과 '자성의 목소리'는 그 모든 단점을 상쇄시킨다. 영화가 현실을 반영하고 또 그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있어서 얼마나 소중한 힘을 가진 예술인가. <호텔 르완다>는 바로 그점을 확인시켜 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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