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차 국제노동기구(ILO)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회에 참석중인 각국의 노동자그룹 대표단이 한국의 노사관계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31일 오전 노동자 그룹 회의를 통해 현재 한국의 노사관계에 대해 한국 대표단으로부터 설명을 들은 이들이 '악화일로에 있는 한국 노사관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것.
행자부 지침에 의한 공무원노조 사무실 폐쇄 강행, 노동권을 제한하는 현행법을 개정하라는 노동계 요구에 대한 이상수 노동부 장관의 거부, 경찰 폭력에 의한 노동자 사망 등으로 볼 때 노동자들이 한국에서 정당한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탄압받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노총 철수는 심각한 한국의 노사관계가 원인"
할리마 야콥 ILO 아태총회 노동자그룹 의장은 총회 기간 중인 30일 전격 철수한 한국노총의 행동에 대해 "현재 한국에서는 노조에 대한 탄압이 심각하다"며 "그런 상황이 한국노총의 철수와 같은 사태를 발생시킨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야콥 의장은 "노동부 장관이 30일 노동권을 제한하고 있는 현행법 개정을 바라는 노동계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한 것은 대단히 잘못된 발언"이라며 "특히 이 주제는 노사정 대표자회의에서 협상이 진행 중인 주제였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공무원 노동자도 똑같은 권리 누려야 하는 것이 ILO 기준"
또 야콥 의장은 "공무원 노동자도 다른 노동자와 똑같은 권리를 누려야 한다는 것이 ILO의 기준"이라며 "한국 정부는 ILO 기준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30일 오후에 있었던 경상남도 노조 사무실 폐쇄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명했다. "ILO 아태 총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노조 사무실까지 폐쇄했다는 것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는 것이다.
노동자그룹은 공무원노조와 관련해 △5급 이상 공무원의 노조 결성권 보장 △소방공무원의 단결권 보장 △파업권에 대한 제약 최소화 △공무원노조 사무실 폐쇄 명령 철회 등을 한국 정부에 촉구했다.
또 이들은 모든 노동자와 관련해 △복수노조 입법화를 위한 신속한 조치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문제는 노사간 협상으로 풀게 할 것 △필수 공공서비스 목록 개정 △노조 집행부에 대한 구속·벌금 부과 폐지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에 대한 단체협약 적용 인정 등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안나 비욘디 국제자유노련(ICFTU) 제네바 사무소장은 "우리는 아태 지역 총회가 끝나면 돌아가겠지만 돌아가서도 지속적으로 한국의 상황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우리는 내년 한국의 OECD 가입 10년을 맞이해 진행될 한국의 노사관계에 대한 OECD 평가에도 개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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