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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독립영화, 한발 한발 전진하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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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독립영화, 한발 한발 전진하는중

[특집]<내 청춘에게 고함>에서 <사이에서>, <브레인 웨이브>까지

독립영화 <내 청춘에게 고함>이 관객 1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 8월 10일, 개봉한 지 꼭 한 달만의 일이다. 전국 10개 미만의 상영관에서 개봉하는 소규모 독립영화로서는 <송환>이후, 2년 만이다. <한반도>와 <괴물> 같은 큰 영화들 사이에서, <내 청춘에게 고함>이 동원한 관객 1만 명은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개봉 21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한 <괴물>의 성과와 같은 의미로 평가되기까지 한다. <내 청춘에게 고함>의 선전과 함께 잇따라 개봉되고 있거나 개봉 준비중인 국내 독립영화들의 극장상영이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다큐멘터리 영화 <사이에서>와 SF물 <브레인 웨이브>가 그것. <내 청춘에게 고함>도 서울 종로 '필름포럼'에서 계속해서 장기상영될 예정이다. .
내 청춘에게 고함 ⓒ프레시안무비

틈새 시장을 공략한 올해 한국 독립영화들 올해 독립영화의 흥행작이 된 <내 청춘에게 고함>은 지리멸렬한 청춘의 일상을 담은 영화다. 한국에서 청춘 영화 하면 스타배우가 나오는 발랄한 하이틴물이나, 일반인들이 접하기 쉽지 않은 폭력세계의 우울한 청춘이 등장하는 영화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극단적으로 양분화된 한국 청춘영화에서 정작 청춘의 현실성을 발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비현실적인 캐릭터와 개연성 없는 스토리의 청춘영화들은 관객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 반면, <내 청춘에게 고함>의 주인공들은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학 휴학생 정희(김혜나), 전화 수리공 근우(이상우), 서른 살 늦깎이 군인 인호(김태우). 영화는 조용해 보이지만, 내부에서 요동치는 삶의 진폭을 각각 청춘이 시기를 맞이한 인물들을 통해 은연중에 내보인다. 청춘에 대한 화려한 수식어 대신 담담한 어조와 시선으로 청춘을 관조해 낸 이 영화는 관객들의 감성을 파고들며 소통에 성공했다. <내 청춘에게 고함>의 비주류적 감성이 오히려 대중의 호응을 이끌어 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세상에 대한 사실주의적 표현외에도 다양한 소재주의 역시 요즘 독립영화의 특징이다. 다음달 개봉할 <사이에서>와 <브레인웨이브>는 독특한 소재로 관심을 모으는 작품이다. <사이에서>는 '무당'들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2004년 한국 독립영화계에 조용한 돌풍을 일으켰던 <송환><영매> 등과 마찬가지로 <사이에서>는 인디 다큐멘터리로서의 주목할만한 힘을 보여준다. 여느 드라마보다 격정적인 삶의 이야기가 다큐멘터리 형식을 통해 보여진다. 영화는 무당으로서의 신기(神氣)나, 특별한 재주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한 인간으로서의 삶에 다가간다. 무병에 고통스러워하는 모습, 평범한 생활을 할 수 없는 그들의 일상이 눈물과 웃음 속에서 펼쳐진다. <사이에서>는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서 연속 매진 사례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브레인 웨이브>는 한국 독립영화에서 드물게 SF장르를 표방한 영화다. 원인 모를 두통에 시달렸던 거리 화가 준오는 여자친구 제니가 주는 알약을 먹고나서는 환청이 들리고 초인적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연쇄살인현장에서는 준오의 지문이 발견되고 그는 점점 궁지에 몰린다. 내용만 들으면 여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같다. 하지만 누군가가 불가항력적인 힘에 의해 조정 당해 환청이 들리고 실험을 당한다는 이야기는 신태라 감독이 서울역에서 우연히 받은 전단지에서 시작됐다. SF영화가 필요한 테크놀러지는 신태라 감독이 영화 현장에서 8년 간 모은 제작비로 만들어졌다. 그렇게 제작비로 들어간 돈은 영화 한편을 만들기도 어려운 단돈 2,000만원. 최저 제작비에서 태어난 이 영화는 기술과 자본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감독이 동원해 낸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 독립영화, 멀티플렉스와 공존을 꿈꾸다 한국 독립영화가 대중과 최고조로 소통을 이뤘던 때는 지난 해 <용서받지 못한 자>가 기점이었다. 스물 일곱 청년 감독의 대학졸업작품이었던 <용서받지 못한 자>는 각종 영화제에서 주목 받더니, 전국 개봉을 거쳐 해외진출까지 이뤄냈다. 그야말로 작품성과 대중성이 적절히 결합된, 성공한 독립영화의 한 사례였다. 전주영화제와 부산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아 극장 개봉에 성공한 <다섯은 너무 많아> 역시, 대중과 독립영화사이의 높은 벽을 한 단계 낮추는데 큰 역할을 했다. 독립영화 고유의 색깔을 잃지 않고서도 대중성을 확보한 이 영화들은 한국 독립영화에 대한 대중들의 기피현상을 바꾸는데 일조했다. 더 나아가 대중관객들로 하여금 독립영화에 대한 새로운 기대감을 갖게 했다.
내 청춘에게 고함 ⓒ프레시안무비

저예산 영화가 갖는 배급의 어려움은 한국 영화시장의 고질적 문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최근에는 멀티 플렉스와 인디영화간의 긴밀한 협조가 이루어지고 있다. <내 청춘에게 고함>이 이와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멀티플렉스 체인 극장인 CGV와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이에서> 또한 2006 전주국제영화제 CGV 한국장편영화 개봉지원작으로 선정됐기에 개봉이 가능했다. <내 청춘에게 고함>의 선전은 큰 영화뿐 아니라 작은 영화에 대한 관객의 수요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저예산 영화들이 관객과 만날 수 있도록 그 통로를 마련해주는 것은 독립영화계뿐 아니라 CGV와 같은 멀티플렉스에게 요구되는 일이며 CGV가 최근 인디 영화에 대한 지원과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독립영화계로 보든 멀티플렉스와 같은 주류 영화계로 보든 새로운 형식과 스타일, 작품세계를 표방하는 인디영화들은 한국영화의 다양성을 위해 꼭 필요한 존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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